"안전이 최우선"…주민이 CCTV 설치 요청하고 기증

입력 2017-04-01 07:35
"안전이 최우선"…주민이 CCTV 설치 요청하고 기증

(전국종합=연합뉴스) 민영규 차근호 기자 = 인권 침해 우려 등으로 주거지 주변 폐쇄회로TV(CCTV) 설치를 꺼리던 때가 언제였던가 싶을 정도로 주민들의 CCTV 설치 요청이 늘고 있다.

CCTV가 범죄를 예방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한 데다가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의 한 구청 관계자는 1일 "우범 지역을 중심으로 CCTV 설치 요구가 많지만 예산이 한정돼 있어 우선 순위를 정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면서 "국비를 우선 지원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CCTV 설치를 요구하는 가장 큰 목적은 범죄 예방이고 불법 주·정차와 쓰레기 무단 투기를 막기 위한 경우도 많다고 자치단체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CCTV는 해마다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2015년 말 현재 전국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CCTV는 73만9천232대로 2007년(9만9천957대)의 7.4배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방범용은 34만758대로 전체의 46.1%를 차지했다.

또 CCTV 설치 요청에 머무르지 않고 1대에 수백만원씩 하는 CCTV를 기증할 테니 24시간 철저하게 감시해달라는 주민까지 나오고 있다.

부산 동래구 명륜1번가 상가번영회는 최근 방범용 CCTV 6대를 기증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지난달 29일 범죄 발생이 우려되는 지역에 CCTV와 보안등을 설치하고 순찰 활동을 강화했다.

부산 동구도 지난달 9일 익명의 독지가로부터 700만원 상당의 CCTV 1대를 기증받아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주변에 설치했다.



지난해 9월에는 고려제강이 부산 수영구 망미2동 주민들의 건의를 받아 통학로 주변에 CCTV 2대를 설치하고 관할 자치단체에 기증했다.

전남 신안군에서는 압해읍 주민과 출향인 11명이 2015년 10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CCTV 21대를 고향 마을에 기증해 범죄 취약 지역에 잇따라 설치됐다.

이효민 영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예전에는 CCTV 때문에 인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고 하면 요즘은 CCTV의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되고 있다"면서 "안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CCTV를 활용해 범죄자를 검거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는 것도 CCTV에 대한 인식 전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 사상구 CCTV 통합관제센터 박한주 계장은 "경찰과 자치단체가 함께 CCTV를 통합 관제하면서 정보 누출이나 사생활 침해 등의 우려가 많이 없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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