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축구대표팀, 4월 2일 출국…'27년 만의 평양 남북대결'
윤덕여호, 2018 女아시안컵 예선 참가…북한·인도·홍콩·우즈베크와 대결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27년 만에 북한 평양에서 치러지는 '남북 축구대결'을 앞둔 여자 축구대표팀이 2018 여자 아시안컵 예선전 출전을 위해 4월 2일 '결전의 땅' 평양으로 출국한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내달 2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중국 베이징을 거쳐 3일 오후 북한 평양에 도착한다.
대표팀은 2일 베이징에서 하루를 머문 뒤 3일 오전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비자를 받고, 그날 오후 중국항공편으로 북한 평양에 도착한다.
이번 대회는 2018년 4월부터 요르단에서 열리는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예선전이다.
한국과 북한을 포함해 21개국이 4개조로 나뉘어 경기를 펼쳐 각 조 1위 팀만 본선행 티켓을 차지한다.
2018 아시안컵 본선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예선을 겸하고 있어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조1위를 차지해야만 여자 월드컵 본선 진출의 희망을 꿈꿀 수 있다.
올해 아시안컵 예선은 4개국에서 분산돼 치러지는 데 한국은 공교롭게도 평양에서 치러지는 B조에 속해 북한, 우즈베키스탄, 인도, 홍콩과 다투게 됐다.
한국 축구가 북한 평양에서 경기를 치른 것은 1990년 10월 11일 남자 대표팀의 '남북 통일 축구'가 마지막이었다.
이에 따라 여자 대표팀은 무려 27년 만에 북한 평양에서 '남북 대결'을 펼치게 됐다.
윤덕여호는 4월 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인도와 1차전을 시작으로 7일에 북한과 맞대결을 펼친다. 9일에는 홍콩, 11일에는 우즈베키스탄과 맞붙는다.
조 1위만 본선행 티켓을 차지하는 만큼 윤덕여호는 '최강전력' 북한전 승리가 필요하다.
대표팀은 지난 20일 목포에서 소집돼 남자 고등학교 축구팀과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르면서 실점 감각을 끌어올렸다.
윤덕여 감독은 이번 대회를 위해 최강 전력을 꾸리는 데 애를 썼다.
공격진에는 첼시 레이디스(잉글랜드)에서 활약하는 '지메시' 지소연이 핵심이다. 지소연은 여자 아시안컵에 대비해 대표팀이 지난달 치른 키프로스컵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대표팀 에이스의 자존심을 지켰다.
여기에 베테랑 공격수 유영아(스포츠토토), 전가을(현대제철)을 필두로 정설빈(현대제철)과 이금민(서울시청)까지 5명의 공격수를 발탁했다.
미드필더 라인에는 '캡틴' 조소현(현대제철)을 중심으로 이민아, 장슬기, 이영주(이상 현대제철) 등이 이름을 올렸고, 수비라인에는 신담영(수원시설관리공단), 홍혜지(고베 아이낙) 등이 발탁됐다. 애초 명단에 올랐던 수비수 김혜리(현대제철)는 어깨 부상 때문에 공격자원인 여민지(스포츠토토)로 대체됐다.
1990년 남북 통일 축구 당시 남자 대표팀 선수로 평양에서 경기를 치렀던 윤덕여 감독은 "선수들도 북한 축구에 대한 적응력도 높아졌고 자신감도 붙었다. 북한을 상대할 때 느끼는 막연한 두려움도 많이 해소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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