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구속된 날, 최순실 말없이 재판받아
최씨 변호인 "아마 지금 죽을 노릇…말할 수가 없는 상황"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61)씨가 3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된 당일 무덤덤한 모습으로 재판을 받았다.
최씨는 31일 오전 10시부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과 조카 장시호씨,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재판에 출석해 평소와 다름없이 굳은 표정으로 재판에 임했다.
그는 변론 시작 전 다소 피곤한 모습으로 피고인석에 앉아 옆자리의 변호인과 대화하거나 책상에 놓인 서류를 살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동성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의 증인신문에서도 큰 표정변화 없이 김씨를 바라보며 증언을 듣는 등 재판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종종 물을 마시거나 머리를 만지고 손톱을 뜯었지만, 이는 일상적인 행동들로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된 상황을 의식하지 않은 듯한 모습이었다.
최씨는 재판 중 변호인과 자주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했지만, 박 전 대통령 구속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의 변호인인 최광휴 변호사는 재판이 끝난 뒤 "(박 전 대통령이 구속에 대해) 자기가 할 수 있는 말이 없지 않겠느냐"며 "말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아마 지금 죽을 노릇일 것"이라며 "재판에서는 별말이 없었고 오후에 접견하는데 심정이 말이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최씨는 실제 박 전 대통령의 영장심사 결과를 앞두고 신경을 곤두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장심사 전날인 29일 최씨를 접견한 이경재 변호사는 "한 마디로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있는 상황"이라며 근황을 전했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의 영장심사 당일인 30일에는 재판이 없었음에도 별도로 변호인 접견을 하지 않은 채 구치소 독방에서 홀로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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