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전대통령측 "헌재변론 참석했더라면…"…뒤늦은 탄식

입력 2017-03-31 11:49
수정 2017-03-31 14:01
朴 전대통령측 "헌재변론 참석했더라면…"…뒤늦은 탄식

친박 인사들 "朴 전대통령 본인 구속 예상 못해, 충격 클 것"

朴전 대통령 기소되면 한국당 당원권도 자동정지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이슬기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30일 구속영장 실질심사 후 변호인단 사이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최종변론에 참석했다면 어떤 결과가 어떻게 나왔을지 모른다는 탄식이 터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이 전날 장장 8시간 40분에 걸친 영장실질심사 때 자신의 혐의를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결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질심사에 참석한 한 변호인은 실질심사 뒤 주변 인사들에게 "박 전 대통령이 최후진술을 매우 호소력 있게 잘했다. 헌재의 최종변론에도 직접 참석했더라면 결과가 어떻게 됐을지 몰랐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고 한 친박 인사가 전했다.

헌재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을 결정하기 전인 지난달 28일 최종 변론기일을 잡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직접 대심판정에 나오는 대신 대리인단을 통해 최후진술을 하도록 했다.

친박 인사들은 박 전 대통령이 본인의 구속까지는 예상치 못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이 삼성동 사저로 돌아간 뒤 박 전 대통령을 만난 한 친박 인사는 "박 전 대통령이 더러운 돈을 받으려고 가족관계까지 끊고 대통령을 한 줄 아느냐"고 뇌물 혐의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고 전했다.

이 인사는 "박 전 대통령이 파면은 물론 구속까지 될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을 것"이라며 "매우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사저로 복귀한 뒤 사실상 유폐와 다름없는 생활을 해왔다는 것이 주변 인사들의 전언이다.

사저 주변 건물의 옥상 곳곳에 언론사 카메라가 배치돼 창밖을 내다볼 수도 없고, 창문에 커튼까지 치는 바람에 외부와 차단된 채 사저 안에서만 생활해왔다는 것이다.

한 친박 인사는 "사저라고는 하지만 내부에 들어가면 공간이 협소하다"며 "사저 복귀 초기에는 보일러도 제대로 가동이 안 돼 첫날 밤은 냄새도 나고 추워서 라디에이터를 켜고 잠을 잤다고 한다. 그동안 식사도 제대로 못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된 서울구치소 앞에는 윤상현 의원과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정광용 회장 등 지지자 수십 명이 모여들었다.

윤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밤샘 대기하다 영장 발부 소식에 한걸음에 서울중앙지검을 거쳐 서울구치소로 달려갔다"며 "새벽 4시 45분, 구치소로 들어가면서 멍하니 앞만 응시하며 깊은 상념에 젖어 계시는 박 전 대통령을 뵈니 눈물이 핑 돌고 가슴이 먹먹했다"고 적었다.

그는 "'제3자 뇌물죄'라는 통탄할 현실을 저도 납득할 수 없는데 본인의 자존심과 명예로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며 "오늘은 비록 참담한 심정뿐이지만 박 전 대통령의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내달 중순께로 예상되는 검찰의 기소가 이뤄지면 한국당 당원권도 잃는다. 한국당 당헌·당규상 당원이 비리 혐의로 기소되면 무죄가 확정될 때까지 당원권을 정지하도록 하고 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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