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안 보고 장학금 준다…배재대 '격려장학금' 첫 도입
최저 기준평점 못 넘겨도 재학기간 1차례 수업료 50% 지원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배재대 행정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최민영(가명) 씨는 지난 학기 성적이 교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최저 기준인 평점 1.91에 미치지 못했다.
대학에 다니면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기 때문에 낮에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는 네일숍에서 일하느라 학점 관리에 실패하고 말았다. 집안 형편상 대출을 받기도 쉽지 않아 고민이 깊어지고 아니다.
이처럼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학업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은 학생을 위해 배재대학교가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이 대학은 올해 새 학기에 '학습격려장학금 제도'를 처음 도입했다고 31일 밝혔다.
생활 형편이 어렵거나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느라 성적 관리에 실패한 학생들에게 재학 기간 한차례 장학금 주는 제도다.
국가장학금 신청 때 제출하는 소득자료를 토대로 학과장이 장학생을 추천하면, 학교는 한 학기에 학과별로 2명, 전체 110명의 학생에게 수업료의 50% 감면, 160만원∼200만원 상당을 지원해주는 셈이다.
또 장학금 혜택을 받은 학기 동안은 상대적으로 시급이 높은 교내 행정 도우미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최민영씨도 이번 학기에 장학금 혜택을 받고, 편의점 아르바이트가 아닌 행정 도우미를 하며 틈틈이 부족한 공부를 보충하고 있다.
배재대가 이 제도를 도입한 건 가정형편이 어려워 정상적인 대학생활이 힘든 학생들이 자칫 낙심해 대학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런 지원이 학업 성취 저하 요인인 생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배움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대학 측은 기대했다.
김영호 배재대 총장은 "우리 대학의 장학금 제도는 다른 대학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로 학생의 상황과 형편을 최대한 고려한 맞춤형 제도"라며 "어려운 생활 형편으로 학업을 중단하거나 장학금 수혜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학생 입장을 충분히 배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young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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