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관리사업 나선 KT, "한전과 경쟁" 선언(종합)

입력 2017-03-31 12:08
에너지 관리사업 나선 KT, "한전과 경쟁" 선언(종합)

에너지 절감 서비스 '에너아이즈' 상반기 유료 버전 출시

AI·빅데이터 활용 에너지 컨설팅…전력 거래 시장 진출 계획

(과천=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통신업체 KT[030200]가 에너지 절감 서비스 '에너아이즈(Enereyes)'를 앞세워 에너지 플랫폼 사업을 확대하면서 한국전력(한전)과 경쟁에 나선다고 선언했다.

KT는 31일 경기도 과천 KT-MEG 관제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상반기 중 에너아이즈 유료 버전을 출시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김영명 KT 스마트에너지사업단장은 "궁극적으로 에너지 서비스 사업자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라며 "향후 에너지 관제 시장에서 한국전력과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아이즈는 KT 스마트 에너지 플랫폼(KT-MEG)의 핵심으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이용해 건물의 에너지 소비 상태를 분석하고, 비용 절감 방안을 제공한다.

KT는 지난해 10월 중대형 건물과 공장 등을 위해 무료 버전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에너지 사용량을 5분 단위로 실시간 감지·예측하고 절감 방안을 제시하는 라이트 버전을, 하반기에는 24시간 실시간 전문관제와 설비 교체 서비스를 포함한 프리미엄 버전을 각각 선보일 예정이다.

무료 버전은 한국전력의 공공 계측기를 이용했지만, 유료 버전부터는 한전의 동의를 받고 추가로 계측기를 설치해 정밀 분석을 제공한다.

김영명 단장은 "한전은 전체 국가 전력망의 수요와 공급을 안정화하는 게 최대 과제이겠지만 우리는 소비자의 관점에서 접근한다"며 "한전과 국내 시장에서 경쟁이 불가피하겠지만, 해외에 진출할 때는 협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KT는 한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KT가 연간 사용하는 전력은 비제조업 중 최고 수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사용량의 0.5%(약 3천억원어치)를 차지한다.

KT가 한전의 고객이자 경쟁자로 변신하게 된 것은 지난 2014년 황창규 회장의 취임 이후 에너지 플랫폼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부터다.

KT는 자사의 에너지 절감 노하우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을 결합해 에너지 생산·소비 거래를 통합 관제하는 복합 에너지 관리 플랫폼 KT-MEG를 구축하고, 2015년 12월 과천에 관제센터를 열었다. KT-MEG 관제 센터는 현재 전국 1만6천여 곳에 관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T-MEG 플랫폼의 핵심은 인공지능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 엔진 '이-브레인(e-brain)'이다. '이-브레인'은 시간, 요일, 날씨 등의 변수에 따라 달라지는 건물의 에너지 소피 패턴을 분석해 절감 요소를 찾아내고, 전력 사용량을 예측한다.

KT는 올해 정밀 진단과 자동 처방 기능을 강화한 '이-브레인' 2.0 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KT의 에너지 사업은 지난해 1천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재작년 대비 5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는 작년 매출의 2배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KT는 에너아이즈를 통해 에너지 효율화를 추진하고, 신재생 에너지를 통해 에너지 생산을 극대화하는 한편 거래 최적화를 위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 및 전력 거래 시장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김 단장은 "직접적인 발전 사업을 할 생각은 없다"며 "지금은 향후 전력 거래에 대비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민간 사업자의 전력 거래를 금지한) 전기사업법이 개정된다면 전력 거래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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