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구속] 여전히 '전투복' 모드였지만…얼굴엔 '상실감' 엿보여
영장 발부 1시간 반 만에 굳은 표정으로 검찰청사 나서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헌정 사상 처음으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결정에 따라 파면된 데 이어 세 번째 '구속 전직 대통령'의 멍에를 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어두웠다.
한없이 깊은 생각에 잠긴 표정엔 '19년 정치인생'을 비롯해 모든 걸 잃은 상실감마저 묻어났다.
박 전 대통령은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가 결정된 지 약 1시간 26분이 지난 31일 오전 4시 29분께 서울중앙지검 본관 지하 주차장을 통해 청사를 나섰다.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을 마치고 서울중앙지법에서 대기를 위해 검찰청사로 이용했던 것과 같은 K7 승용차에 탄 채였다.
평생 앉아볼 일 없었을 '어색한' 뒷좌석 가운데 수사관들 사이에 앉은 박 전 대통령의 얼굴엔 숨길 수 없는 침통함이 비쳤다. 9시간 가까운 영장심사와 약 8시간의 대기를 거쳐 피곤한 기색도 역력했다.
이달 21일 검찰 피의자 조사 등 최근 중요한 자리마다 입고 나섰던 '전투복' 스타일인 짙은 남색 코트를 여전히 입고 있었지만, 표정은 모든 걸 내려놓은 듯했다. 이제 서울구치소에 수감되는 그는 '전투복' 대신 수의(囚衣)를 입게 된다.
정해진 취재구역 표시를 따라 두 줄로 늘어선 취재진 사이로 박 전 대통령이 탄 차는 승합차를 앞세워 유유히 청사를 빠져나갔다.
박 전 대통령이 떠난 검찰청사엔 고요함 속에 그의 구속을 안타까워하는 지지자들의 탄식만 담장 밖에서 외롭게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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