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 U-20 월드컵 모의고사서 두 마리 토끼 잡았다

입력 2017-03-30 21:44
신태용호, U-20 월드컵 모의고사서 두 마리 토끼 잡았다

대회 우승…본선팀 적응력 높이고 옥석 가리기도 병행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오는 5월 20일 국내에서 개막하는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을 준비하며 치른 모의고사에서 조직력 끌어올리기와 옥석 가리기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다 달성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U-20 월드컵 개막을 50여일 앞두고 테스트 이벤트로 열린 아디다스 4개국 국제축구대회에서 30일 최종 3차전 상대인 에콰도르에 0-2로 덜미를 잡히고도 2승1패로 동률이 된 에콰도르와 잠비아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신태용호로서는 '미리 보는 U-20 월드컵'에서 쟁쟁한 팀들과 경쟁을 뚫고 1위로 대회를 마치면서 1983년 멕시코 대회 이후 34년 만의 '4강 신화' 재현 목표에 파란불을 켰다.

U-20 월드컵 조 추첨에서 아르헨티나, 기니, 잉글랜드와 '죽음의 A조'에 묶인 한국은 이번 대회가 본선 상대 팀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 좋은 기회였다.

신태용 감독은 'U-20 월드컵에 진출한 강팀'을 4개국 대회에 초청해 달라고 요청했고, 결국 아르헨티나와 기니를 가상한 남미의 에콰도르와 아프리카의 잠비아가 스파링 파트너로 정해졌다.

신태용호의 리틀 태극전사들은 본선 상대 팀 스타일과 비슷한 에콰도르, 잠비아와의 경기를 통해 적응력을 키웠다.

특히 이번 대회 2차전에서 만난 잠비아는 아프리카 대륙 예선을 5전 전승으로 통과한 강팀임에도 백승호의 1골 1도움과 이승우(이상 FC바르셀로나)의 멀티골 활약에 힘입어 4-1 대승의 제물로 삼았다.

U-20 월드컵 본선 첫 상대인 기니와의 대결을 앞둔 선수들이 까다로운 아프리카 팀에 대한 자신감을 충전한 시간이었다.

또 대회 3차전에서 맞붙은 에콰도르와 경기에서는 주전들을 선발진에서 대거 뺐지만 후반에 투입된 백승호와 이승우는 아르헨티나와 같은 남미 팀을 미리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팀 조직력을 끌어올린 건 또 다른 성과다.

지난해 12월 서귀포 전지훈련과 지난 1월 포르투갈 전지훈련을 진행했던 신태용호는 일부 선수가 바뀐 데다 소집 기간이 길지 않아 호흡에서 문제점을 노출했다.

지난 22일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 1.5군과 경기에서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0-4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이번 대회 들어 경기가 이어질수록 조직력이 살아나 패스 플레이와 세트피스에서 '찰떡 호흡'을 보여줬다.

신 감독은 대회 직전 밝혔듯이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막판까지 최종 엔트리 선정을 위한 기량 점검을 병행했다.

에콰도르와 최종 3차전에선 무려 10명을 처음 선발 출전시키는 과감한 실험을 했다.

최종 21명의 태극전사를 추리기 전에 소집된 선수들에게 실전에서 기량을 점검받을 기회를 골고루 준 것이다.

신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U-20 월드컵 본선에서 뛸 베스트 11의 윤곽을 80% 이상 그릴 수 있었다.

'바르사 듀오' 백승호와 이승우는 신 감독의 기대처럼 다른 클래스의 경기력을 보여줘 일찌감치 본선 출전을 예약했다.

백승호는 온두라스와의 1차전 쐐기골에 이어 잠비아와의 2차전 1골 1도움으로 2경기 연속 골 행진을 벌여 신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소속팀에서 출전 시간이 적어 떨어졌던 체력은 경기를 더 하면서 좋아졌고, 오른쪽 측면 공격수 임무도 100% 완수했다.

이승우 역시 한 차원 다른 경기력으로 U-20 월드컵에서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백승호와 이승우 외에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섰던 조영욱(고려대)과 미드필더인 주장 한찬희(전남), 골키퍼 송범근(고려대) 등도 주전 한 자리를 꿰찼다.

잠비아와 2차전 때 상대 선수와 헤딩 경합 중 머리를 부딪치면서 목 부분 골절을 당한 중앙수비수 정태욱(아주대)이 대회 중 부상 낙마한 게 아쉽지만 회복 여부에 따라서는 최종 엔트리에 포함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신태용 감독은 다음 달 10일 선수들을 다시 불러모아 U-20 월드컵 개막까지 40여일 동안 강도 높은 담금질에 나선다.

이승우는 대표팀 소집 기간인 4월 21일 소속팀의 유스 챔피언십 4강 경기가 있어 잠시 스페인을 다녀와야 하지만 백승호 등 나머지 선수들은 전 기간을 함께 하며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신 감독은 25∼27명 안팎으로 소집 훈련을 진행한 뒤 U-20 개막 12일 전인 5월 8일까지 21명의 최종 엔트리를 제출할 계획이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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