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집권 사회당 대선후보 '좌파 후보단일화' 제안 또 퇴짜
아몽, 멜랑숑에 좌파연대 재차 호소…멜랑숑은 "내 갈길 가겠다"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의 집권당 중도좌파 사회당의 대선후보 브누아 아몽이 급진좌파 진영에 후보 단일화를 재차 요구했지만 상대 측은 '내 갈 길을 가겠다'며 이를 거부했다.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아몽의 마지막 승부수였던 좌파연대가 수포가 되면서 그는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이게 됐다.
아몽은 지난 29일(현지시간) 유세에서 급진좌파 대선후보인 장뤼크 멜랑숑과 프랑스 공산당에 다시 한 번 좌파연대를 제안하며 후보 단일화를 압박했다. 그는 두 달가량 전에도 멜랑숑 측에 선거연대를 제안했다가 퇴짜를 맞은 적이 있다.
아몽은 "불공정에 대항하는 세력들의 단결을 촉구한다"면서 "사회진보와 민주주의 발전을 추구하는 사회민주주의자들과 공산당원들, 장뤼크 멜랑숑 후보는 모두 나를 중심으로 결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몽이 이처럼 '좌파연대'를 다시 추진하고 나선 것은 이날 아침부터 마뉘엘 발스 전 총리가 자신을 배신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마음이 다급해졌기 때문이다.
사회당 경선에서 자신에게 패한 발스 전 총리가 중도신당의 에마뉘엘 마크롱 지지를 공개 선언하자 그는 두 달 전 시도했다가 수포가 된 좌파후보 단일화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아몽은 자신이 중도좌파로서 정통성을 갖고 있다면서 "나는 급진세력부터 온건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권자들을 아우를 유일한 후보"라고 강조했다.
아몽은 최근 주요인사들이 자신이 아닌 중도신당의 에마뉘엘 마크롱 지지를 선언하며 심각한 분열상을 맞은 사회당에도 자신을 중심으로 뭉쳐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사회당이 멜랑숑 측과 프랑스 공산당에도 손을 한 번 더 내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도좌파가 주류인 사회당에서는 아몽의 강한 '선명좌파' 성향을 부담스러워하는 인사들이 마크롱을 지지하면서 당 내분이 심각한 상황이다.
당 주류는 공산당의 지지를 받는 멜랑숑과 아몽이 연대하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사회당 지도부도 아몽의 멜랑숑에 대한 '구애'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장 크리스토프 캉바델리 사회당 서기장은 당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멜랑숑은 혁명을 원하는데 이는 해결책이 아니다. 유럽연합 탈퇴를 주장하는 그는 유럽을 바꿀 수 없다"며 아몽의 선거연대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 공산당의 피에르 로랑 서기장도 성명을 내고 멜량숑과 아몽, 녹색당의 야닉 자도 대표가 함께 만나 대선 승리 방안을 강구하라고 요구했다.
멜랑숑은 아몽 측의 후보 단일화 요구를 즉각 거부했다.
그는 이날 르아브르 유세에서 "나는 유권자들에게만 의지한다"면서 "그 누구와도 협상하지 않고 나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금 우리가 할 일은 피용을 잡고 이후에는 그다음 사람을 잡는 것"이라며 현재 1차투표 지지도 3위권인 피용을 자신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근 여론조사들에서는 1차투표 지지도 1∼2위는 마크롱과 극우정당 후보 마린 르펜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으며 3위는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4위는 멜랑숑이 차지하고 있다.
아몽은 줄곧 4위권을 달려왔으나 대선 첫 TV 토론 때 선전한 멜랑숑에 밀려 5위권으로 주저앉았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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