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률 두배로 상향…5%→11%
IC인사이츠 전망…"수요 많은데 공급 한정"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작년 하반기부터 상승세인 반도체 시장이 '수퍼사이클'(장기호황)인지 일시적 호황인지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올해 성장률을 애초 예상치의 두 배 수준으로 올려잡은 시장조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31일 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률을 애초 5%에서 11%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D램과 낸드 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덕분이다.
메모리 반도체의 대표격인 D램은 PC와 서버용 등 전통적 IT 전자기기의 스토리지(저장장치)로 주로 사용되며,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낸드 플래시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의 저장장치에 주로 쓰인다.
IC인사이츠는 올해 D램과 낸드 판매가 각각 39%, 2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에 12% 하락했던 D램의 평균판매가격(ASP)도 올해는 37%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낸드의 ASP 역시 작년엔 전년보다 1% 하락했지만 올해는 22%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작년 4월 2.41달러였던 D램의 ASP는 올해 1월 3.7달러까지 뛰었다. 49%나 오른 것이다.
이 같은 전망은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공급 기업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보, 오포,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대용량 고성능의 메모리를 탑재하는 등 '스펙'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공지능(AI) 등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도 활성화하면서 서버 업체들의 주문도 늘고 있다.
반면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도시바, 마이크론 정도만 남아있어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D램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이 나란히 1∼3위(작년 4분기·D램익스체인지 기준)에 올라 전체 시장의 93.6%를 차지하고 있다.
낸드는 삼성전자, 도시바, 웨스턴디지털, 마이크론, SK하이닉스가 상위 5위권을 형성하고 있으며 한국 두 업체가 시장 점유율 절반(47%)을 차지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월 말 콘퍼런스콜에서 D램과 낸드 모두 수요 강세로 쏟아지는 물량 요청에 생산이 받쳐주질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IC인사인츠는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하면 올해 반도체 시장의 성장률은 3분의 1 수준인 약 4%에 불과할 것이란 게 흥미롭다"고 말했다.
반면 UBS 등 외국계 IB를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이미 정점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UBS는 현 상황을 '재고 비축기'로 보고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올해 고점을 찍은 뒤 2018년 36% 이상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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