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살해한 10대 소녀 이웃 "또래들처럼 평범했다"
주민 간 왕래 적어…"사진 봤는데도 얼굴 못 알아봤다"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엘리베이터에서 가끔 보면 인사하고…그냥 또래 애들이랑 똑같았고 평범했어요."
같은 동에 사는 10대 고교 자퇴생이 8살 여자 초등학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했다는 소식을 접한 30일 인천시 연수구의 한 아파트 주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인근 500m 이내에만 초중고교 8곳이 몰려 있는 조용한 동네에서 끔찍한 사건이 터질 줄은 상상도 못 했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전날(29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긴급체포된 A(17)양을 제대로 기억하는 이웃은 드물었다.
같은 라인 13층에 사는 주민은 "A양을 엘리베이터에서 가끔 보면 '안녕하세요' 하며 인사도 했고 또래 아이들과 똑같이 평범했다"며 "얼마 전 애가 학교 다니다가 그만뒀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특별히 왕래한 적은 없다"고 했다.
A양이 오랫동안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는 뉴스를 본 그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는데…"라고 놀라며 "잠깐잠깐 봤을 때는 이상한 점도 전혀 못 느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찰이 전날 이 아파트를 찾아 A양의 사진을 보여주며 탐문 수사를 할 때도 그의 얼굴조차 알지 못했다는 이웃이 더 많았다.
10∼11층에 사는 주민들은 "밤에 경찰이 찾아와서 어린아이랑 A양이 엘리베이터에 같이 서 있는 폐쇄회로(CC)TV 캡처를 보여줬는데 아무리 봐도 누군지 모르겠더라"고 입을 모았다. 아파트 바깥에 삼삼오오 모인 주민들도 마찬가지였다.
A양의 부모 역시 아파트 반상회나 주민 모임에 참여하지 않고 다른 주민과 별다른 교류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 통장은 "집집이 이사가 잦고 주민 간 왕래도 적어 바로 위아래 층 사람도 서로 잘 모른다"며 "A양의 부모가 반상회나 주민 모임에 나온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A양이 B(8)양을 살해해 시신을 유기한 이곳 아파트 옥상은 평소 자물쇠나 비밀번호키로 잠그지 않고 문 손잡이를 철삿줄로 동여매 폐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B양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옥상 물탱크 건물 위에 버렸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전날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긴급체포한 A양의 범행 동기를 추궁하고 있다.
A양은 전날 오후 1시께 인천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인 B양을 꾀어 유인한 뒤 공원 인근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B양을 살해한 것은 맞다"면서도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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