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전대통령 '靑근처 얼씬말라'고 했던 동생과 '눈물의 재회'

입력 2017-03-30 12:54
수정 2017-03-30 22:33
朴전대통령 '靑근처 얼씬말라'고 했던 동생과 '눈물의 재회'

박지만씨 부부, 영장실질심사 앞두고 삼성동 자택 방문

朴전대통령, '친인척 관리' 동생과 거리뒀으나 40년지기 최순실에 발목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이슬기 기자 = 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구속 위기에 몰린 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동생 박지만 EG 회장과 눈물의 재회를 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2013년 2월 박 전 대통령 취임식 이후 4년여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해후는 박 회장이 부인 서향희 씨와 함께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으로 이동하는 박 전 대통령 배웅을 위해 삼성동 자택을 찾으면서 이뤄졌다.

박 회장 부부는 영장 실질심사를 1시간 정도 앞둔 오전 9시 35분께 방문해 자택 안으로 들어갔다.

자택 안에는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 등 친박(친 박근혜)계 의원들도 있었지만, 의원들은 1층에 머물렀으며 박 전 대통령이 있는 2층에는 박 회장 부부만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박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이 영장 실질심사를 위해 집을 나설 때 "박지만 씨 부부는 눈시울이 붉었고, 박 전 대통령도 눈가가 젖어 있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과 박지만 회장의 재회가 주목받는 것은 두 사람의 남다른 관계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은 자서전 등에서 함께 자란 동생 지만씨와 조카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현한 바 있다.

최순실 게이트가 본격화하던 지난해 11월에는 박지만 씨 아들이 대통령 경호실 경호대상에 포함된 사실이 드러났고, 조카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관심이 반영된 조치라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이후 박 회장 부부를 포함해 친인척 문제에 대해선 '매정하다'는 평가까지 받을 정도로 엄격히 관리했다.

역대 정부에서 친인척 비리가 계속된 가운데 2012년 대선 때 서향희 씨를 두고 '만사올통(모든 일이 올케를 통하면 이뤄진다)'는 말이 나오고 야당이 이를 집중공세한 것 등이 계기가 됐다.

이와 관련,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2차 대국민담화에서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 혹여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염려하여 가족 간의 교류마저 끊고 외롭게 지내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과 지만 씨의 관계는 친인척 관리에 더해 2014년 말 이른바 정윤회 문건 파동이 터지면서 더욱 멀어졌다.

박 전 대통령은 2014년 12월 7일 당시 새누리당 지도부와 오찬에서 "역대 정권의 친인척 관리를 보고, 지만 부부는 청와대에 얼씬도 못 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2015년 1월 12일 신년기자회견에서는 정윤회 문건 파동으로 이른바 '정윤회-박지만' 암투설이 부각된 것과 관련해 "전혀 관계없는 사람을 중간에 이간질해서 뭔가 어부지리를 노리는데 말려든 것 아니냐, 그런 바보 같은 짓에 말려들지 않도록 정신을 차리고 살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지만 씨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암투설에 휘말린 동생을 향해 "정신 차리라"고 하면서 주의를 촉구했다는 분석이 당시 나왔다.

이처럼 박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지만 씨와 거리 두기를 했지만, 공교롭게도 박 전 대통령은 친인척이 아닌 40년 지기인 최순실 씨 때문에 19년 정치인생에서 또다른 오점이 될지도 모를 구속 위기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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