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사이버 공격에 주중 공관 '사이트 접속 불능' 속출
韓정부 강력항의에 中 "모든 해킹 공격 반대" 앵무새 답변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진방 특파원 = 최근 중국발 사이버 공격 증가로 주중 한국 공관의 사이트 접속 불능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이는 최근 중국발 해킹이 급증해 한국 정부가 주중 공관에 대한 보안을 강화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 정부는 갈수록 심해지는 중국발 해킹 문제에 대해 중국 정부에 강력히 항의했으나 중국은 "모든 해킹 공격에 반대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30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주중 한국대사관을 비롯한 중국 내 한국 공관은 중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이 거세진 이달 초부터 공식 홈페이지 접속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 주중 공관 내부에서 홈페이지에 접속해도 화면이 뜨지 않아 업무에 애로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특히 이달 들어 주중 공관 홈페이지 접속이 잘 안 된다는 불만이 많은데 이는 중국발 사이버 공격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 당국이 한국 단체여행을 금지함에 따라 직접 개별 비자를 신청해야 하는 중국인들로서는 한국 공관 홈페이지를 이용 또는 참고해야 하는데 홈페이지가 자주 접속 불능이 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는 5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재외 선거 국외 부재자 신고와 신청, 각종 민원 등도 주중 공관 홈페이지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중국 교민이나 유학생들도 애를 먹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주중 한국대사관은 홈페이지 접속이 안 될 경우 대사관 영사부나 외교부 영사콜센터를 이용해 민원을 해결하라고 적극적으로 공지하고 나섰다.
한국 외교부는 지난 28일 중국 및 북한발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방어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이버보안팀'을 신설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중국 해커 조직 훙커우(虹口)가 사드 배치 관련 한국의 기업 등에 대한 공격을 예고한 가운데 최근 한국 외교부 홈페이지 등에 대한 중국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시도가 수차 간헐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중국발 사이버 공격의 심각성에 대해 중국 외교부와 국무부 판공실 등에 강력히 항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의 중국 공식 홈페이지는 지난달 28일 오후부터 해킹 공격으로 다운돼 현재까지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소식통은 "주중 공관에서 중국 롯데 홈페이지에 대한 공격, 국방부에 대한 중국발 해커 공격 등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중국 당국에 강력히 항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모든 형식의 해킹을 반대하며 각국과 협력해서 인터넷 안전을 수호하길 원한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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