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노동자 100여명, 러시아 경기장 건설현장서 노역"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 100여 명이 지난해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 월드컵경기장 건설현장에 투입됐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VOA)이 30일 노르웨이 잡지를 인용해 보도했다.
노르웨이의 축구전문 잡지 '조시마르'는 "적어도 110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2018 러시아 월드컵 개최지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제니트 아레나 경기장 건설현장에서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잡지에 따르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대형 아파트 건설업체인 '달피테르스트로지'는 작년 8월 말 북한 노동자 60명을 경기장 건설현장에 파견했고, 이들은 경기장 외관 치장 공사를 맡았다.
곧이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호화 아파트 건설업체인 '스벤 선즈'도 북한 노동자 50명을 경기장 건설에 투입했으며 이들은 페인트 작업을 맡았다.
잡지는 경기장 현장 감독의 말을 인용해 북한 노동자들이 쉬는 날도 없이 매일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 로봇처럼 일만 했다며 이들이 매우 불행해 보였다고 전했다.
북한 노동자들은 경기장 주변 제한구역에 있는 컨테이너에서 생활했으며, 작년 11월에는 이들 중 1명이 컨테이너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이 잡지는 보도했다.
러시아 현장 감독은 작년에 다른 북한 중개인이 찾아와 "24시간 일할 준비가 돼 있는 북한의 숙련 노동자 100명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제안한 적이 있었다며 당시 더는 일자리가 없어 그 제안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북한이 러시아에 파견한 노동자는 3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무부는 최근 보고서에서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의 평균임금은 월 300달러에서 1천 달러이지만, 임금의 70∼90%를 북한 당국에 의해 착취당하고, 실제로는 한 달에 100달러밖에 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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