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술에 40만·락까에 30만…IS와 공습에 갇혀 '공포의 나날'
탈환 작전 본격화하면서 대규모 인명피해 우려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라크와 시리아의 이슬람국가(IS) 최대 근거지인 모술과 락까를 탈환하는 작전이 본격화하면서 학살에 가까운 민간인 인명피해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IS의 경제적 수도라고 할 수 있는 이라크 모술은 현재 이라크군이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의 공습 지원을 받으며 탈환 작전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지난해 10월17일 시작된 모술 탈환 작전은 이제 IS의 최대 근거지인 모술 서부의 구도심을 사면으로 포위하고 진입을 앞뒀다.
IS로선 이곳을 잃게 되면 조직의 존립 근거를 잃는 정도로 큰 타격을 입는 탓에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다.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이라크군의 지상전도 구도심 직전에서 진군 속도가 느려지는 상황이다.
이라크군의 진격에 제동이 걸린 것은 모술 서부 구도심에 사실상 갇힌 민간인 탓이다.
모술 서부 탈환전이 개시된 지난달 19일 이후 20만명 가까이 빠져나오긴 했지만 아직 40만명이 이곳을 탈출하지 못했다.
IS는 민간인을 볼모로 잡고 이라크군과 국제동맹군의 공습의 총알받이로 쓰는 비인도적인 인간방패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IS를 격퇴하고 모술을 되찾는 군사적 성과도 중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대규모 인명피해가 난다면 자칫 작전 자체의 정당성이 훼손되고 국제 여론의 역풍이 일 수 있다.
이미 우려했던 대규모 인명피해가 났다.
국제동맹군의 이달 17일 오폭으로 최소 200명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고, 미군은 진상을 조사하고 있다.
미군은 이번 사건이 오폭임을 사실상 인정하면서도 공습뿐만 아니라 IS가 건물 곳곳에 설치한 폭발물이 폭격으로 터지면서 건물이 무너져 주민이 무더기로 숨졌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앰네스티 등 국제 인권단체와 교황까지 나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런 분위기를 모를 리 없는 IS는 선전 매체를 통해 국제동맹군의 폭격으로 민간인이 죽었다면서 모술 서부의 현장 사진을 인터넷으로 유포하는 여론전을 벌였다.
국제동맹군과 쿠르드·아랍 연합 시리아민주군의 진격을 앞두고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IS의 정치적 수도 시리아 락까도 비슷한 처지다.
AP통신은 전운이 감도는 락까에 갇힌 민간인이 30만명으로 추산된다고 29일 보도했다.
전세가 불리해진 IS는 모술에서처럼 이들을 인간방패로 삼으려고 탈출하지 못하도록 '감금'했다.
주민들은 IS의 '인질극'뿐 아니라 지상전을 앞두고 매일 이어지는 국제동맹군의 공습에 진퇴양난의 위기에 놓여 안전한 곳을 찾지 못한 채 죽음의 공포에 떨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IS는 도시 곳곳에 지뢰와 검문소를 설치했고, 모든 남성에겐 강제로 IS 조직원과 같은 옷을 입혀 구분하지 못하도록 했다.
락까에서 활동하는 구호활동가는 AP통신에 "주민들은 공습, 지뢰, 민간인에 섞인 IS 조직원 사이에 갇혀 어디로 가야 할 지 도무지 모른다"고 말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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