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의 마법사' 한선수 "한 점, 한 세트, 한 경기에 집중"

입력 2017-03-29 22:42
'코트의 마법사' 한선수 "한 점, 한 세트, 한 경기에 집중"

"우승 기회라는 부담 떨쳐냈으면"



(천안=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박기원(66) 대한항공 감독은 "우리에겐 공격수를 살려내는 세터가 있다"고 했다.

박 감독이 다양한 선수를 자신 있게 기용하는 것도, 확실한 세터가 있기 때문이다.

'마법사' 한선수(32)가 또 한 번 코트를 지배했다.

대한항공은 2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프로배구 2016-2017 V리그 현대캐피탈과 챔피언결정전 3차전 방문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12-25 25-23 25-22 25-18)로 승리했다.

박 감독은 "한선수가 가장 빛났다"고 했다.

이날 대한항공 토종 주포 김학민은 1세트에 크게 흔들리며 1득점, 공격 성공률 20%에 그쳤다.

하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김학민의 득점과 성공률이 올라갔다. 김학민은 이날 11득점, 공격 성공률 50%를 기록했다.

한선수의 노력한 볼 배급이 위태롭던 김학민과 대한항공을 살렸다.

경기 뒤 만난 한선수는 "공격수를 도와주는 게 세터의 역할이다"라며 "경기 초반에 안 풀리는 선수가 되살아나면 흐름이 달라진다. 모든 세터가 하는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몸을 낮췄다.

한선수는 적장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꼽은 '경계 1순위'기도 하다.

하지만 한선수는 아직 무관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시즌에 앞서 3차례 챔피언결정전(2010-2011, 2011-2012, 2012-2013시즌)에 나섰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3시즌 모두 대한항공을 이끈 세터는 한선수였다.

한선수는 무척이나 간절하게 우승을 바라고 있다. 하지만 한 계단씩 밟아가려 한다.

한선수는 "정규리그에서도 '한 경기, 한 세트, 한 점씩 얻어가며 끝까지 가보자'라고 생각했다"며 "지금도 한 점씩 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승할 기회가 왔지만, 얽매이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한선수는 이렇게 차분하게 대한항공을 조율한다. 대한항공은 한 점, 한 세트, 한 경기씩 따내며 구단 첫 통합우승에 다가섰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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