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한 개인에 반대해 연대하는 것은 맞지 않아"

입력 2017-03-29 18:04
홍석현 "한 개인에 반대해 연대하는 것은 맞지 않아"

'비문연대' 질문에 답변…"대선에서 누굴 도울 생각 없어"

"차기 정부는 통합정부·공동정부 돼야"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은 29일 "특정 개인에 반대해서 연대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홍 전 회장이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과 조찬회동을 한 것을 두고 '비문(비문재인) 연대'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아니냐는 일각의 해석에 대해 해명한 것이다.

홍 전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주최 '전환기 통일평화정책 대토론회'의 강연자로 나서 '비핵화와 교류협력은 병행 가능한가' 주제로 강연했다.

강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이날 조찬회동을 비문연대 신호탄으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그런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면서 "정치가 산산조각이 났는데 개인에 반대해서 연대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홍 전 회장은 대선에서 일정한 역할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중앙일보를 떠날 때 입장과 차이가 없다"면서 "여러 가지 적폐가 있다면 타협과 합의로 어떻게 고쳐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홍 전 회장은 중앙일보와 JTBC 회장직을 그만두면서 대선 출마설이 흘러나오자 "정치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선을 그었다.

홍 전 회장은 조만간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점쳐지는 김종인 전 대표를 도울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누굴 돕거나 그럴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오늘 (조찬회동에서도) 일하는 정부가 되려면 통합정부, 공동정부가 돼야 하고 대선이 끝나도 한반도 안보위기와 정치혼란이 커지지 않을까 그런 걱정을 했다"고 전했다.

홍 전 회장은 "촉법적이고 강제적인 정권주도의 적폐청산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사회·계층·정치갈등 등 여러 가지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통합정부나 공동정부, 대타협론처럼 협의로 합의를 도출해 이해당사자끼리 (해결)하자는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한편 주미대사를 지낸 홍 전 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이번 대선의 특이한 점은 어느 주요후보도 통일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지도자가 통일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발언은 평소 자신이 중앙일보의 국가개혁 프로젝트 '리셋 코리아' 활동을 통해 통일문제를 연구해와 기존의 대선후보들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다는 점을 은근히 강조하려는 뜻이 담긴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홍 전 회장은 "운전석에 앉은 사람은 멀미하지 않는다"면서 "북한문제는 복잡하지만 적어도 (한국이) 운전석에 앉아서 주도하고자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10년간 햇볕정책과 이명박 정부 이후 9년간 (대북) 압박정책이 북한의 핵 개발도 막지 못했고 북한의 붕괴도 이끌지 못했다"면서 "토론과 타협으로 하나의 대북정책을 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홍 전 회장은 북한이 15∼20개 핵탄두를 보유했을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핵 보유를 추진한 김정일의 북한과 핵 능력을 보유한 김정은의 북한은 전혀 다른 나라로 새로운 인식 속에 북핵정책이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지원을 생각한다면 북한경제에서 남북 교류협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미미하다"면서 "교류협력을 안 한다고 북핵개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북한에 변고가 발생했을 때 (우리가) 개입할 명분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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