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영연방 탈출 조짐은 유럽통합력 증거"
美언론 분석…카탈루냐·페로제도 분리주의도 EU지위 때문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영국 스코틀랜드, 스페인 카탈루냐, 덴마크 페로 제도 등의 분리독립 추진은 유럽연합(EU)의 분열이 아니라, 통합된 유럽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이들 지역이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것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유럽 대륙의 분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EU와 국제무대에서 더 적극적인 역할을 맡아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더 나은 협상 위치에 서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북대서양에 있는 덴마크 자치령인 페로 제도는 독립을 위한 주민투표의 길을 열 수 있도록 내년에 헌법 개정을 묻는 투표를 할 예정이다. 이들의 분리독립 움직임은 주로 경제적인 고려에서 나온 것으로, 교역 의존도가 높은 EU와의 관계를 재협상하기 위해서라고 WP는 분석했다.
오랫동안 분리독립을 추구하고 독자적인 언어마저 사용하는 스페인 카탈루냐 주민들도 열렬한 EU 지지자들이다. 카탈루냐의 중심 도시인 바르셀로나에서는 지난달 20여만 명의 사람들이 모여 스페인 중앙정부에 'EU와의 협약을 지켜 더 많은 난민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했다.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주지사를 비롯한 분리독립 지지자들은 마드리드의 중앙정부를 거치지 않고, 직접 유럽의 일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를 원한다. 이들은 시위 때 '카탈루냐, EU의 새로운 국가'라는 구호를 외칠 정도다.
EU 탈퇴를 선언한 영국에서는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운동이 'EU 회원국 유지'를 요구하면서 새로운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6월 치러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결과 스코틀랜드에서는 브렉시트에 반대한 사람이 62%로 훨씬 많았다. 스코틀랜드의회는 28일 영국 정부에 제2의 독립 주민투표 승인을 요구하는 발의안을 통과시켰다.
물론 이들의 분리독립 운동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WP는 내다봤다.
EU는 스코틀랜드가 분리독립에 성공하더라도 새 회원국으로서 가입 신청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EU 회원국 지위를 얻는데 수년의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EU가 회원국 가입을 승인할지도 미지수다. 2014년에 벨기에와 스페인은 분리 독립한 스코틀랜드가 회원국 가입 신청을 하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자국을 비롯해 EU 내에서 다른 분리독립 운동이 확산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로 여겨진다.
WP는 스페인과 영국 정부가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불허하는 등 분리독립 운동이 정치적 난관에 부딪힌 것 외에, 주민들이 이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보낼지도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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