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 동전 크기에 270자 반야심경을'…극세서화 김재현 초대전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100원짜리 동전 크기에 270자 반야심경을 새겨 화제가 된 '극세서화'의 달인 김재현(62·신안 지명고 교사)씨가 4월 3∼17일 충남 예산군 수덕사 선미술관에서 초대전을 연다.
20여 년간 가로·세로 3㎝ 크기에 반야심경을 써온 김 씨는 그림에 1∼1.5mm 크기의 깨알 같은 글씨를 써넣어 완성하는 '극세서화'라는 장르를 개척했다.
이번 전시에서 김 씨는 모태심경문과 백련반야탑심경 등 극세서화 30여 점을 선보인다.
언뜻 보면 평범한 회화 작품이지만, 돋보기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반야심경이 깨알같이 새겨져 있다.
아이가 어머니의 자궁 속에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모태심경문은 연꽃으로 세상에 빛을 주는 존재로 태어나기 바라는 소망이 담겨 있다.
일출심경과 일체유심조 반야심경 등 불교와 관련된 그림들로 세계의 평화와 무념무상을 바라는 작가의 꿈이 작품 속에 녹아있다.
미술 교사로 일하며 매일 붓을 놓지 않은 김 씨는 수련하는 기분으로 그림을 그리고 정성스럽게 반야심경을 새겼다.
가느다란 붓으로 일일이 점을 찍고 선을 그리며,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글씨를 새겼다.
연꽃 등 불교를 상징하는 그림 위에 쓴 반야심경은 달라이 라마에게 전해질 정도로 명성을 얻었다.
김 씨는 "반야심경은 마음을 수련하기 위해 쓰기 시작한 것"이라며 "반야심경 자체가 하나의 수련으로 점 하나 획 하나를 찍더라도 생각을 하다 보면 무념무상의 경지에 오를 수 있고,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어 "보통 시골로 내려가 노년을 맞이한다는데 도시로 나가서 인사동이나 미술관에서 작품을 선보이고 싶다"며 "작품을 통해 불교를 대중화하고 싶고, 끊임없이 노력하면 득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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