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견 적정, 재무상태 양호 의미 아니다"

입력 2017-03-29 12:00
수정 2017-03-29 12:07
"감사의견 적정, 재무상태 양호 의미 아니다"

"적정의견 받은 회사 2.7%가 2년안에 상장폐지"

금감원, 감사보고서 활용방법 안내…"강조사항 더 주목해야"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직장인 A씨는 B건설사에 대한 호재성 풍문을 듣고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감사의견이 '적정'인 것을 확인한 뒤 투자했다.

그러나 8개월 뒤 이 회사는 부도가 났고 결국 상장 폐지됐다.

B사의 감사보고서에는 공사예정원가의 증액 가능성, 미청구공사의 회수 불확실성 등이 기재돼 있었지만 A씨는 감사보고서의 '강조사항'을 확인하지 않고 적정 의견이 재무건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인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투자자가 기업의 재무상황 등을 파악하기 위해 감사보고서를 활용할 때의 유의사항을 담은 '금융꿀팁'을 29일 안내했다.

금감원은 국민이 일상적인 금융거래 과정에서 알아두면 유익한 실용금융정보 200가지를 선정, 주기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금감원은 "감사 적정 의견과 기업의 재무건전성은 별개"라고 강조했다.

2014회계연도의 경우 상장법인 1천848개사 중 99.1%인 1천832개사가 적정 의견을 받았지만, 적정 의견을 받은 회사 중 2.7%인 50개사가 감사보고서 발행 후 2년도 안 돼 상장 폐지됐다.



감사인은 회사의 재무제표가 회계처리기준에 따라 적정하게 표시되고 있는지에 대해 감사해 의견을 표명할 뿐 이 의견이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양호하다는 것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는 감사인이 정보이용자의 의사결정에 참고할 만한 사항을 담는 '강조사항'에 주목해야 한다고 금감원은 당부했다.

강조사항은 계속기업 불확실성, 소송 내용, 특수관계자와의 중요한 거래, 영업환경의 변경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어 회사의 재무상태, 경영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언급된 회사는 투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외부감사인이 '계속기업 불확실성'을 언급한 상장사(16.2%)는 그렇지 않은 상장사(2.2%)보다 상장폐지 비율이 8배가량 높았다.

또 건설, 조선 등 수주산업을 영위하는 회사의 경우 '핵심감사제'(KAM)가 도입되어 있어 재무제표에서 별도로 기재한 핵심감사사항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금감원은 또 우발부채 내역,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내역 등이 기재되는 재무제표 주석에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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