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 끝난 환자, '마음건강' 보살펴야 행복"

입력 2017-03-29 09:53
"암 치료 끝난 환자, '마음건강' 보살펴야 행복"

삼성서울병원, 유방암 치료 환자 주관적 행복감 분석 결과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 유방암 치료를 마친 50대 환자 김모씨는 심리적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매일 병원에 다니다가 막상 치료가 끝나니 일상생활 적응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몸 상태도 괜찮아졌고 주변 가족들은 여전히 김씨를 보살피고 걱정해주고 있지만, 정작 김씨의 마음은 허전하기만 하다.

김씨는 "치료가 다 끝나니까 뭔가 내가 해야 할 일이 딱 멈춰버린 느낌이 들었다"며 "더는 병원을 찾지 않아도 되지만 마음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혼란스럽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조기검진과 의학기술의 발달로 암 환자의 생존율이 향상되면서 김씨와 같은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럴 때는 암 환자의 마음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조주희 삼성서울병원 암 교육센터 교수팀은 최근 1년간 유방암 치료를 마친 환자 283명을 대상으로 주관적 행복감을 분석한 결과, 행복한 감정을 갖고 일상생활 복귀를 준비하는 환자가 주관적 삶의 질 점수(Quality of Life)가 더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조사대상자 중 '매우 행복하다'고 한 사람은 41명(14.5%), '행복하다'는 사람은 124명(43.8%)으로 절반 이상이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들과 나머지 118명(41.7%)의 주관적 삶의 질을 비교해보니 행복감을 느낀 환자의 경우 평균 67.6점이 나왔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는 49.6점으로 점수가 약 18점 낮았다.

연구진은 또 행복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미래에 대한 확신을 한 비율이 높았고, 삶의 목적도 분명하다는 사실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조주희 교수는 "암을 진단받게 되면 여러 가지 걱정과 현실적 어려움으로 삶의 목적이나 희망을 잃기 쉽다"며 "치료를 마치고 난 뒤에도 이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환자가 삶에 대한 목표와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주변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정신생물학'(Psychooncology) 최근호 표지 논문으로 채택됐다.



k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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