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수돗물 사태 美미시간주 플린트시 수도관 전면 교체

입력 2017-03-29 07:58
납수돗물 사태 美미시간주 플린트시 수도관 전면 교체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납 오염 수돗물 사태로 열병을 앓은 미국 미시간 주 공업도시 플린트의 수도관이 전면 교체된다.

미국 연방법원 미시간 동부지원은 28일(현지시간) 플린트 시에 재앙을 불러온 녹슨 아연도금 수도관 약 1만8천 개 교체 비용의 1차적 책임을 미시간 주정부가 지기로 한 당국간 합의안을 승인했다.

2014년 시작된 플린트 시 납 오염 수돗물 사태와 관련해 아직 수많은 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플린트 시와 미시간 주 정부는 2020년까지 노후 수도관 1만8천 개를 모두 교체하기로 하고 전날 "공사비 중 8천700만 달러(970억 원)를 미시간 주정부가 부담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미시간 주정부는 예상보다 더 많은 수도관이 필요할 경우에 대비, 1천 달러(110억 원) 예산을 비축해야 한다.

수도관 교체 비용 가운데 3천만 달러(약 330억 원)는 미국 의회가 지난해 승인한 연방 환경청 지원기금 1억 달러(약 1천100억 원)에서 충당된다.

미국 천연자원보호협의회(NRDC) 소속 딤플 초더리 변호사는 사태 발생 3년 만에 비로소 내려진 이번 합의를 "큰 전진"으로 평가하면서 "플린트 사태 해결을 위한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합의는 연방 환경청이 미시간 주정부에 1억달러 기금을 정식 지급한 지 일주일만에 나왔다"고 전했다.

미시간 주정부가 플린트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한 때로부터 1년 반, 주 당국자가 플린트 시 예산 절감을 이유로 상수원을 플린트강으로 전환한 뒤 주민들이 수돗물의 문제점을 호소하기 시작한 때로부터 3년 만의 일이다.

작년 1월 뒤늦게 비상사태가 선포된 이후 지금까지 플린트 주민들은 주정부가 무상 공급하는 병에 든 생수와 수도 필터 등에 의존해 살고 있다.

디트로이트 북서부에 위치한 쇠락한 공업도시 플린트는 저소득층 흑인이 주민 대다수를 차지한다. 플린트 시는 휴런호 물을 끌어쓰는 디트로이트에서 상수원을 공급받다가 2014년 4월, 주정부가 임명한 시 재정 위기 비상관리인이 식수원으로 부적절한 플린트 강으로 수원지를 바꾸면서 수돗물 납 오염 사태를 맞았다.

부식성이 강한 플린트강물이 낡은 수도관 부식을 촉진, 납을 침출시켰고 주민들은 수돗물이 혼탁하고 악취가 난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나 당국은 1년 이상 "수질에 이상이 없다"며 수돗물 사용을 중단시키지 않았고, 결국 3천 명의 어린이가 납중독 또는 중금속 오염에 의한 질병을 앓는다는 진단을 받으면서 사태가 표면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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