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종' 주더니…트럼프, 나흘만에 또 "망해가는 NYT" 비판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자신의 건강보험 개혁법안 '트럼프케어'(AHCA) 철회를 공식으로 선언하기 전에 두 언론사 기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미국의 양대 유력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백악관 출입기자였다.
그는 두 기자에게 트럼프케어 철회 사실을 처음으로 전해 사실상 '특종'을 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WP와 NYT에 대해 줄곧 '가짜뉴스'라고 비난하며 날을 세워왔다.
특히 대선 기간 '부정직한(crooked) 힐러리', '맥없는(low-energy) 젭' 등 경쟁후보들에게 불쾌한 별명을 붙여 재미를 봤던 그는 '망해가는(failing) NYT'라는 딱지를 붙였을 만큼 NYT와는 오랜 앙숙이었다.
그의 예상 밖 전화는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후 예상을 깨고 뉴욕의 NYT 빌딩을 방문해 기자들과 회동했던 것처럼 또 다른 '미디어 길들이기'가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나흘이 흐른 28일 또다시 NYT 공격을 재개했다.
그는 트위터 계정에서 "만약 망해가는 NYT가 정직하다면 그들은 훨씬 더 잘할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NYT의 계속되는 부정직함이 트럼프를 돕는다'는 뉴욕포스트의 칼럼을 함께 올렸다.
이 칼럼은 트럼프 측근의 러시아 '내통' 의혹과 트럼프 대통령의 '오바마 도청 지시' 주장에 대한 NYT의 보도 행태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포스트 칼럼을 빌려, NYT의 자신을 향한 비판이 편향됐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이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침에는 "(존) 포데스타와 러시아를 다루고 있는 '폭스 앤 프렌즈'를 시청하라"는 글을 올렸다.
존 포데스타는 트럼프 대선캠프 선대본부장을 지낸 그의 측근이고, '폭스 앤 프렌즈'는 보수 성향인 폭스뉴스의 간판 프로그램 중 하나다.
포데스타는 10여 년 전 1천만 달러를 받고 블라다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원한 사실이 최근 드러나면서 트럼프 진영 내 '친(親)러시아 몸통'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CNN 등 주류 매체들의 '러시아 스캔들'를 "가짜뉴스"라며 사갈시해왔다.
k02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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