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해제된 부상 탈레반 사살한 英해병 징역 7년으로 감경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에서 중상을 입고 무장해제된 탈레반 대원을 사살한 영국 해병에 대한 처벌이 종신형에서 징역 7년으로 감경됐다.
영국 군사법정 항소심 재판부는 28일(현지시간) 알렉산더 블랙맨(42) 상사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미 3년6개월을 복역한 그가 2주 내 석방될 수 있다고 언론들은 덧붙였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15일 살인죄(murder)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그에 대한 적용 범죄를 "정신이상에 의한 한정책임능력을 고려한" 비고의적 살인(manslaughter)으로 바꿨다.
블랙맨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돼 일선 지휘소를 책임지던 2011년 9월 자신의 대원들을 이끌고 아파치 헬기의 공격을 받은 탈레반 대원 수색 임무에 나서 중상을 입은 한 탈레반 대원을 발견했다. 그는 다른 대원의 헬멧에 장착된 카메라를 다른 곳으로 돌리게 한 뒤 대원들에 의해 무장해제된 탈레반 대원에게 다가가 가슴에 권총을 쏴 사살했다.
카메라에는 "내가 방금 (전쟁포로에 관한) 제네바 협정을 어겼다"는 블랙맨 상사의 목소리도 담겼다.
카메라에 담긴 영상이 1심 재판부에 제출됐고 2013년 재판부는 살인죄를 적용해 종신형을 선고했다.
그는 근대 영국에서 해외 작전 도중 행위로 살인죄를 선고받은 첫 영국군이 되면서 영국 내에서 커다란 논란을 일으켰다.
항소심 재판부는 적용 범죄를 변경하면서 "그의 행동은 탈레반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을 키운 결과라는 게 분명하다"면서도 "이전의 모범적 행동을 고려하면 스트레스와 이성적 판단 능력을 심각히 훼손한 적응장애가 복합적으로 빚은 결과로 결론 내린다"고 판결 사유를 설명했다.
블랙맨 상사의 부인과 일부 참전용사들은 그동안 석방 캠페인을 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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