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이란 모스크바서 정상회담…푸틴 "이란은 믿을 수 있는 이웃(종합)
로하니 "양국 관계 새 단계 진입"…여러분야 16개 협력 문서 서명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방문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회담하고 양자 관계 및 국제 현안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이날 오후 크렘린궁에서 회담 한 뒤 공동성명과 브리핑 등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양측은 회담에서 원자력과 석유·가스 분야를 포함한 경제 분야 및 군사 분야 협력 강화 방안과 시리아, 예멘, 아프가니스탄 정세 등 국제 현안 협력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과 로하니 대통령은 공동성명에서 지난 2015년 이란과 6개 국제중재국 사이에 체결된 이란 핵프로그램 협정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시리아 내전 사태와 관련,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지지하고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간 휴전 유지를 위한 러시아·이란·터키 3국의 노력을 평가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브리핑에서도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간 협상을 중재한 러시아·이란·터키 3국의 노력이 시리아 사태의 평화적 해결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강조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러시아·이란·터키 3국 중재로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개최돼온 시리아 평화회담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양국은 이날 정상회담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 걸친 16개의 협력 문서에 서명했다.
러시아 원자력공사인 '로스아톰'과 이란 '원자력에너지기구' 사이에 핵물질 운송에 관한 양해각서가 체결됐으며,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과 이란 국영석유회사(NIOC) 간에는 가스 분야 협력 의정서가 서명됐다.
이에 앞서 푸틴 대통령은 로하니 대통령을 맞아 회담을 시작하면서 "이란은 러시아의 좋은 이웃이자 신뢰할 수 있고 안정적인 파트너"라면서 "우리는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효율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은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지난해 러-이란 간 교역이 70%나 늘었다"며 이는 관계 발전을 위한 양국의 지속적 노력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에 로하니 대통령도 "러-이란 관계가 질적으로 새로운 단계로 들어갔다"고 평가하고 "이번 방문을 통해 협력 관계를 더 진전시키는 조치들이 취해지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란의 유일한 원전인 부셰르 원전 첫 번째 원자로 건설을 지원한 러시아는 현재 두 번째와 세 번째 원자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는 또 이란에 방공미사일 시스템 S-300을 수출하는 등 군사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와 이란은 시리아 내전에서 함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정부를 지원하고 있으며, 반군을 지원하는 터키와 공조해 시리아 휴전체제를 유지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2015년 9월 시리아 내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근거지 등에 대한 공습을 시작으로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며 내전에 개입해 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중동의 두 숙적인 이스라엘, 이란과 모두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달 초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고 시리아 내 이란 영향력 확대를 경고하며 그것이 내전으로 찢긴 시리아 상황을 더 불안정하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공군기들은 이달 중순 시리아 영공을 침범해 중부 도시 팔미라를 비롯한 시리아 여러 곳의 정부군 시설들을 폭격했고 이에 시리아군이 지대공 미사일로 응수하면서 양측 간에 군사 충돌이 벌어지는 등 긴장이 고조된 바 있다 .
2013년 로하니 대통령의 취임 뒤 러-이란 양국 간 정상회담은 이번이 9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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