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이슈에 묻힐라"…한국당, 공교로운 후보선출 택일 '울상'
세월호 이슈에 朴영장심사…흥행저조에 관심권서 멀어질까 염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이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날짜를 오는 31일로 잡은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왜 하필이면 그날이냐"는 탄식이 터져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야권에 밀려 경선 흥행이 저조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세간의 이목을 잡아끌 대형이슈들이 31일 한꺼번에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31일에는 전 국민의 관심사가 집중된 세월호 이슈가 겹쳐있다.
28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세월호는 평형수 배출 등을 마친 뒤 30일께 동거차도 주변에서 출항해 31일 오전 목포신항 철제부두에 도착할 것으로 예정돼 있다.
더욱이 이날 세월호 인양작업 현장에서 미수습자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견되면서 세월호 인양 이슈에 대한 관심도가 뜨거워진 상황이다.
특히 한국당으로서는 조기대선을 코앞에 두고 박근혜 정부 임기 내내 국정 추진 과정에서 걸림돌이 됐던 세월호 이슈가 재점화되는 것이 마뜩지 않다.
한국당 유력 대선주자인 홍준표 경상남도지사가 "묘하게 대통령 선거기간에 배가 떠올랐다. 하필 왜 이 시점에 인양했는지 이해가 어렵다"(지난 26일 당 책임당원 현장투표 직후)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경계심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도 한국당 대선후보 선출일과 맞물려있다.
법원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오는 30일 오전에 진행할 계획인데, 구속 여부가 최종 결정되는 시점은 30일 밤이나 31일 새벽일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한국당 전당대회가 진행되는 31일 내내 국민적 관심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처리에 집중되면서 경선 분위기가 더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한 지도부 핵심관계자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빠듯한 일정 속에서 행사장소도 어렵게 구해 날짜를 다시 잡을 수도 없다"며 "대형 이슈에 우리 당 경선이 아예 묻힐까 봐 걱정"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국당은 오는 31일 오후 2시부터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해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김관용 경상북도지사·김진태 의원·홍 지사(이상 기호순) 등 4명 가운데 최종 대선주자를 선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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