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편만 나와도 된다"…5·18헬기사격 마지막 퍼즐조각 찾아라
국과수, 광주 전일빌딩 10층서 5·18 계엄군 총탄 발굴작업 착수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탄환이 나오고 종류만 밝혀진다면 헬기사격 여부는 드러날 것입니다."
김동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총기안전실장은 28일 광주 전일빌딩 10층 천장 공간 총탄 발굴작업을 앞두고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총탄 발굴작업이 이뤄진 전일빌딩 10층 내부는 지난해 광주시 의뢰로 진행한 국과수 현장조사에서 150여개 탄흔이 무더기로 나온 곳이다.
국과수는 올해 1월 발표한 탄흔 분석보고서를 통해 정부기관으로서는 최초로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 가능성을 인용했다.
다만, 국과수는 헬기사격의 가능성만 인정했을 뿐 이를 공식화하지는 않았다.
김 실장은 이날 "수평 탄도를 이루는 부분이 있는데 벽쪽 나무마감재를 뚫고 내부로 진입한 총탄이 있을 것"이라며 "작년에 현장 조사하면서 총탄이 남아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과수 추가 조사를 의뢰한 광주시와 5·18 단체는 현장에 남아있을지 모를 총탄을 찾아 '가능성'을 '역사적 사실'로 격상하는 일에 기대를 걸고 있다.
5·18 당시 지상과 상공에서 동시다발적인 사격이 이뤄졌다는 것을 입증하면 계엄군이 우발적인 자위권 발동 차원에서 집단 발포했다는 논리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발굴과 분석을 함께 진행하는 국과수 총기안전실은 온전한 상태가 아닌 파편만으로도 총탄 확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총탄흔적만으로는 총기 종류를 밝히지 못하지만, 탄환 조각만 있으면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일빌딩 10층 어딘가에 있을지 모를 작은 금속 파편이 37년간 밝혀지지 않은 계엄군 헬기사격 진실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 실장은 "총탄 발굴작업 결과는 건물 외벽 추가 조사를 마무리하는 30일 이후에 일괄 발표할 예정"이라며 "총탄조각을 발견했을 때 본원으로 가져가 정밀 감정을 해야한다면 열흘 정도 기간이 추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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