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불모지' 남호주에 한국 알리기 '시동'
한호 관계 증진 첫 워크숍…州 총독 등 참석 격려
(애들레이드=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시드니나 멜버른 등 주요 도시와는 달리 '한류 불모지'나 다름없는 호주 남부에도 한국을 알리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됐다.
호주 5대 도시인 애들레이드를 주도로 하는 남호주주(州)는 전체 인구가 약 170만 명에 불과하고 산업 관계나 교통 편리성 등 여러 측면에서 한국과는 특별한 인연도 없다.
이런 가운데 남호주 내 '한국과 호주 관계 증진 및 호주 내 한국학 발전을 위한 특별 워크숍'이 28일 애들레이드의 남호주대학교에서 열렸다.
남호주대 주최로 열린 행사에는 맥 윌리엄스와 윌리엄 패터슨 등 전직 주한 호주대사를 비롯해 성문업 한국대사관 공사, 안신영 시드니 한국문화원장, 강수환 시드니 한국교육원장을 포함해 경제계와 학계 등 양국의 각계 인사 약 50명이 참석했다.
전날 저녁 개막식에는 베트남계인 휴 반 르 남호주 주총독과 짐 맥도웰 남호주대학교 이사장, 징 리 주의원 등 남호주의 주요 인사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휴 반 르는 22세 때인 1977년 보트피플로 호주에 왔으며, 2014년 아시아계로는 호주 역사상 처음으로 주총독이 됐다.
남호주에서 한국과 호주 관계 증진을 목적으로 이같은 행사가 열리기는 처음이다.
이번 행사의 산파역을 맡은 남호주대 경영학과 이유일 교수는 "호주의 다른 주들과 달리 남호주에는 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너무 낮다는 생각에 1년간 준비해 이번 행사를 열게 됐다"며 "한국을 알리고 남호주대학 내 한국학센터의 필요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희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한반도 상황, 중국 관계, 교육과 문화, 경제 등 전반적인 분야에 대한 열띤 논의가 이어졌으며, 참가자들은 특히 무역과 투자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4년간의 한국 근무를 마치고 지난해 호주로 돌아온 패터슨 전 대사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양국 관계의 진전 상황을 소개했다.
패터슨 전 대사는 "광산 붐 붕괴에도 2014년 12월 발효된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교역량이 늘었다"며 한국이 조선과 철강 등 일부 업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양국 간 향후 교역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남호주에서는 한국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고개를 들면서 긍정적인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남호주대학 내에 개설된 세종학당은 수강생 수가 30명으로 출발했으나 채 1년도 되지 않아 현재는 110명으로 늘었다.
애들레이드 세종학당장도 맡고 있는 이 교수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한 자리에 모으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이번 행사가 연례행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이번 행사는 호한재단(Australia-Korea Foundation)과 한국학중앙연구원이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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