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티켓 거머쥔 유승민, 낮은 지지율·'비문 단일화' 첩첩산중(종합)
비문연대 본격행보…'친박청산·安자강론' 산넘어 산
"단일화 위해 출마한 것 아냐" 강경…단일화 실패시 완주도 언급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유승민 의원은 28일 바른정당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됨으로써 42일 앞으로 다가온 5·9 대선에 출전할 수 있는 본선행 티켓을 확보했다.
유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4개 주요 정당 가운데 가장 먼저 당 대선 후보로 확정됨에 따라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선까지 유 후보의 앞길은 그리 순탄치 않으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당과 유 후보 모두 지지율이 바닥권에 머무는 점이다.
리얼미터가 MBN·매일경제 의뢰로 전국 성인남녀 2천553명을 대상으로 지난 20∼24일 실시한 3월 4주차 주간집계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1.9%포인트, 1월 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유 후보는 2.2%, 바른정당은 4.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유 후보의 지지율은 정의당 심상정 대표의 2.9%에 못 미쳤고, 바른정당의 지지율 역시 5.2%를 기록한 정의당에도 밀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유 의원의 본선까지 생존 여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유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에 맞서 비문(비문재인) 후보단일화에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 후보는 경선과정에서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과의 후보단일화에 문을 열어놓고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그러나 후보 단일화 실패와 바른정당 후보로서의 완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 후보는 후보 확정 후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단일화를 하려고 출마를 한 것은 아니다"면서 "단일화는 될 수도 안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저는 바른정당 대선후보로서 거기(단일화)에 목을 매거나, 그것만 쳐다볼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한국당내 친박(친박근혜) 등 국정농단세력에 대한 인적 청산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는 국민의당의 태도변화 등 조건으로 거론하면서 "후보 단일화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또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바른정당 후보로서 완주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의 유력주자인 홍준표 경남지사에 대해서는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상고심이 진행 중인 것을 거론하면서 "출마를 당초부터 이해할 수 없었다"면서 후보 자격을 또다시 제기했다.
홍 지사는 한국당의 유력주자이고 나머지 이인제 전 최고위원, 김진태 의원, 김관용 경북지사 등은 친박 또는 친박 성향의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한국당과의 단일화는 더욱 멀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당도 상황이 만만치 않다.
국민의당 대선주자 가운데 지지율이 가장 높은 안철수 전 대표가 비문 연대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면서 이른바 '자강론'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안 전 대표는 자신이 당 후보로 결정된 뒤 문 전 대표와의 격차를 극복하기 어렵고 자신으로의 후보단일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막판에 단일화 협상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안 전 대표는 막판까지 '자강론'을 고수하며 자신이 판을 좌지우지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일련의 비문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중앙선관위에 공식 후보 등록을 시작하는 4월 15일과 대선 당일 사용할 투표용지 인쇄를 시작하는 같은 달 30일이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유 후보 입장에서는 비문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적어도 한국당과 국민의당 유력주자인 홍 지사와 안 전 대표의 지지율에 근접해야 비문 후보 단일화 협상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최근 바른정당의 낮은 지지율을 노골적으로 비꼬기도 했다.
바른정당과 유 후보는 당 후보결정 이후 일종의 '컨벤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주요 정당 가운데 가장 먼저 후보를 확정함으로써 여론의 주목을 받고, 비문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로 몸값을 올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유 후보는 이날 기자들에게 "아직 저를 잘 모르는 분들이 많다. 박 전 대통령과 소위 '진박(진짜 친박)'들이 저에게 씌워놓은 올가미가 너무 질겨 그동안 고전을 많이 했다"면서 "5당 후보가 확정되고 국민이 한 분 한 분 면면을 뜯어보고 다시 평가해주시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최대한 국민에게 저에 대해, 제가 어떤 정치를 하는지에 대해 최대한 많이 알리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불구속 수사와 불구속 기소를 주장해온 것도 TK(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한 보수층의 표심을 의식해 의도적으로 발신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번 대선에서 끝까지 레이스를 펼치든 않든 바른정당과 유 후보가 어떤 역량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대선 이후 당의 지속성 등 당 운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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