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민단속 과정에서 단속대상 아버지 총맞아 부상(종합)
국토안보부 "부상자가 먼저 총 겨눴다"…변호인 "이유없이 총 맞았다"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불법 체류자에 대한 체포 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총격이 벌어져 1명이 부상했다.
27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20분께 시카고 히스패닉계 다수 거주지 벨몬트 센트럴 지구의 한 가정집에서 이민단속 대상자(23)의 아버지 펠릭스 토레즈(53)가 단속요원이 쏜 총에 맞는 사고가 발생했다.
시카고 경찰은 토레즈가 단속요원들에게 맞서며 총을 겨눴고, 이어 단속요원 중 한 명이 쏜 총에 왼팔을 맞고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전했다.
미국 국토안보부도 성명을 내고 "ICE 국토안보 수사요원이 시카고에서 불법 체류자 체포를 시도하려 할 때 제2의 인물이 수사요원에게 총을 겨눴고 그 결과 수사요원이 발포, 부상을 입히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토레즈와 아들의 변론을 맡은 토머스 핼록 변호사는 "아직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전제한 뒤 "토레즈는 '현관문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문을 열었다가 이유 없이 총에 맞았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또 토레즈의 딸은 "집 안에 총기류는 없었고, 가족 모두 합법적 체류 신분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핼록 변호사는 "단속 요원들이 체포 영장을 갖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강제로 집 안에 들어간 것만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집 안에 7∼8명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이웃 주민들은 "체포 영장이 발부된 주소지에 지난 1월 발생한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살고 있다"며 "이민단속 요원들이 이 용의자에게 발부된 체포 영장을 가지고 해당 주택을 찾아갔다가 용의자 아버지인 토레즈와 대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어떤 상황에서 첫 발포가 이뤄졌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국토안보부는 "ICE 수사요원 또는 특수요원이 근무 중 총기를 사용한 사건에 대해서는 ICE 전문책임부(OPR)가 조사를 맡는다"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더 자세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토레즈의 아들은 총기 소지 관련 중범죄 혐의로 오는 29일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며, 이날 경찰 구금시설에 억류됐다가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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