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美 '에스닉 시장' 뚫는다…라면·인삼 등 돌풍(종합)
온라인 마켓도 진출…올해 사상 첫 10억 불 수출 기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한국 농수산식품이 미국 내 '에스닉 시장' (ethnic market: 다인종 시장)을 활발하게 공략하고 있다.
라면, 인삼, 고추장, 혼합 조미료, 버섯, 오징어 등 다양한 농수산물, 식품류가 중국, 히스패닉(라틴계), 필리핀계 시장으로 진출하면서 올해 사상 첫 대미 수출액 10억 달러(1조1천85억 원) 달성을 기대하게 한다.
27일(현지시간)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 로스앤젤레스(LA) 지사에 따르면 그동안 재미 한인사회를 중심으로 유통되던 농수산물, 식품류의 판로가 다양해지고 있다.
대미 농림수산식품 수출 상위 30품목을 살펴보면 눈에 띄는 품목이 라면과 인삼류, 혼합 조미료, 고추장 등이다.
라면은 올해 들어 2월 말까지 684만5천 달러(약 76억 원)어치를 들여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3% 증가했다.
인삼류도 330만6천 달러(약 37억 원) 상당이 수입돼 작년 동기보다 67.0%나 늘었다.
고추장(180만5천 달러)도 전년 동기 대비 33.8% 증가했고 혼합 조미료(137만5천 달러)도 60.5% 증가했다.
팽이버섯(144만3천 달러)도 작년보다 36.8%나 수출량이 늘어난 품목이다.
김은 전년 대비 물량이 27.1% 줄었지만, 수출 금액은 1천155만 달러(약 128억 원)로 1.0% 증가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수출 금액이 높았던 김치(-23.8%), 오징어(-12.3%), 소주(-2.9%) 등은 작년보다 모두 실적이 줄었다.
더구나 김치는 수출 상위 30품목 중 27위에 그칠 정도로 순위가 내려갔다.
수출 품목 1위인 담배(궐련)도 담뱃세 인상 등의 여파로 수출 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33.0% 감소했다.
이주표 한국at LA지사장은 "고추장, 국수, 조미료, 인삼류 등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것은 우리 농식품이 미국 내에서 식성이 비슷한 에스닉 시장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에스닉 시장이란 미국 내 소수 인종·민족이 지역별로 형성한 시장권을 말한다. 현재 미국 내에선 중국계 에스닉 시장이 눈에 띄게 번창하고 있다. 중국계 시장의 인구 규모는 5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계로는 나인티나인 랜치 등이 성업 중이다.
또 필리핀계 신선식품 시장인 시푸드시티 등으로도 한국 농수산 식품류가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2010년 기준 미국내 인종별 인구 분포를 보면 백인 64%, 히스패닉 16%, 흑인 12%, 아시안 5% 등이다.
아시안 중에는 중국계가 379만 명으로 가장 많고 필리핀계 342만 명, 인도계 318만 명, 베트남계 174만 명, 한국계 171만 명, 일본계 130만 명 등이다.
아울러 온라인 마켓 진출도 K-농식품이 선전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aT LA지사는 최근 한국산 프리미엄 쌀인 '가바쌀'을 비롯해 한국산 농식품의 대미 온라인 판매를 미 전역으로 확대하기 위해 미국내 온라인 판매업체 '꽃피는 아침마을 USA'(꽃마 USA)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주표 지사장은 "온라인 시장 규모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네브래스카나 캔자스시티 등 오프라인 한국 마켓이 없는 시장으로도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에스닉 시장과 온라인 시장 진출 등에 힘입어 올해 대미 농수산식품 수출 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에는 대미 수출액 9억5천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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