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극우단체 '글렌데일 소녀상 철거 소송' 美대법서도 패배

입력 2017-03-28 03:25
수정 2017-03-28 15:44
日극우단체 '글렌데일 소녀상 철거 소송' 美대법서도 패배

美대법 상고 각하, 소송 3년만에 종지부…日정부 조직적 개입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 주 글렌데일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을 철거하기 위한 일본 정부와 일본계 극우단체의 집요한 소송이 3년 만에 마침내 패배로 종지부를 찍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27일(현지시간) 일본계 극우단체의 글렌데일 소녀상 철거와 관련한 상고 신청을 각하했다.

이 상고 신청은 글렌데일 소녀상을 철거하라며 소송을 냈다가 1·2심에서 패소한 메라 고이치(目良浩一) '역사의 진실을 요구하는 세계연합회'(이하 GAHT) 대표가 제기한 것이다.

특히 일본 정부는 이 과정에서 연방 대법원에 외국 정부로서는 이례적으로 "글렌데일 소녀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보내기도 했다.

아울러 유엔과 미국 연방 의회, 각 지방자치단체 등에 로비단을 보내 소녀상 철거 공작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글렌데일 소녀상 철거 소송은 2014년 2월 GAHT 측이 로스앤젤레스(LA) 연방지법에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글렌데일 시가 '역사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일본군 위안부를 주제로 한 상징물을 세운 것은 연방 정부의 외교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 위반'이라는 게 소송 이유였다.

LA 연방지법은 같은 해 8월 "글렌데일 시는 소녀상을 외교 문제에 이용하지 않았으며, 연방 정부의 외교방침과 일치한다. 소송의 원인이 성립되지 않는다"면서 각하했다.

이에 GAHT 측은 캘리포니아 주 제9 연방항소법원에 항소하는 한편, 캘리포니아 주 1심 법원에 글렌데일 시의회와 시 매니저가 소녀상 동판에 새겨질 내용에 표결을 하지 않았다며 '행정적 태만'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주 1심 법원은 2015년 2월 일본 극우단체 회원들의 소송을 기각했다. 제9 연방 항소법원도 지난해 8월 글렌데일 소녀상 철거 소송과 관련해 "원고 측 주장이 잘못됐다"면서 원고 패소 판정을 내렸다.

김현정 가주한미포럼 사무국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날 판결은 할머니들의 승리이며, 시 결의안, 기림비 등을 통해 세계적인 인권문제를 기억하고 교육하고자 하는 미국 시민과 지방정부에게 주어진 표현의 자유의 승리"라고 밝혔다.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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