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네스 '트럼프팀 사찰' 폭로 전날 백악관서 정보원 접촉 논란(종합)
"美정보기관, 트럼프 인수위 정보수집" 돌발 발표 전날 밤 백악관서 목격
'누네스-백악관 커넥션' 의혹 제기…정보위의 '러 의혹' 조사에도 직격탄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미국 정보기관의 트럼프 인수위 정보수집' 기밀 내용을 일방적으로 발표해 논란에 휩싸인 미국 공화당의 데빈 누네스(캘리포니아) 하원 정보위원장이 발표 전날 밤 자신에게 정보를 건넨 인물을 백악관 영내에서 만난 것으로 드러나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CNN 방송은 27일(현지시간) 의회 소식통들을 인용해 누네스 위원장이 관련 정보를 발표하기 하루 전인 지난 21일 밤 백악관 영내에서 '정보원'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백악관 영내에서 누네스 위원장을 목격했다"고 말했고, 다른 소식통은 "누네스 위원장이 화요일(21일) 밤 한 참모와 같이 있다가 갑자기 어떤 메시지를 받고 차에서 내려 우버를 탔다"고 전했다.
이 같은 증언이 나오자 누네스 위원장은 CNN에 당일 백악관 영내에 있었다고 확인하면서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그곳에 갔었다. 정보를 살펴볼 안전한 공간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집무실과 관저가 있는 백악관 본 건물에는 있지 않았다 단언했다.
백악관 영내에는 비서동인 아이젠하워 빌딩을 포함해 다른 빌딩들도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의 한 관리는 "누네스 위원장을 화요일 밤 아이젠하워 빌딩 내 국가안보회의(NSC) 사무실에서 봤다"면서 "그는 혼자 도착해서 혼자 떠났다"고 말했다.
누네스 위원장의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누네스 위원장이 정보를 검토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확보하기 위해 백악관 영내에서 정보원을 만났다"면서 "누네스 위원장은 미국 시민들의 이름이 부적절하게 노출될 가능성에 대해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또 "누네스 위원장은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도청' 주장을 하기 전부터 이 문제(트럼프 인수위 정보수집)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에도 누네스 위원장의 '의심스러운' 백악관행(行)은 백악관과 누네스 위원장 간의 사전 조율 가능성 등 또 다른 의혹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일각에선 정보원이 백악관 내부 인사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당장 미 인터넷매체 복스는 이날 '누네스의 트럼프 인수위팀 사찰 주장은 백악관 내부에서 나온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헤드라인으로 뽑아 향후 파장이 커질 것임을 예고했다.
또 AP통신은 "누네스와 백악관의 커넥션은 그가 맡고 있는 하원 정보위의 관련 조사가 초당적이고 독립적이지 않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한 누네스는 트럼프 인수위의 일원이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인수위 출신인 누네스 위원장은 '정보원 백악관 접촉' 다음 날인 22일 하원 정보위원들과 일체의 정보공유도 없이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 정보기관이 도널드 트럼프 인수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전파했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뒤 트럼프 대통령에게 따로 보고해 현재 전방위로 비난을 받고 있다.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당시 "누네스 위원장은 미국 대통령의 꼭두각시가 됨으로써 정보위가 그의 리더십 아래에서는 공정한 조사를 할 방법이 없음을 매우 분명하게 보여줬다"고 비판했고,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대선개입 해킹' 사건 및 트럼프 대통령의 '오바마 도청' 주장에 대한 정보위 조사 즉각 중단과 함께 누네스 위원장에 대한 공개 조사를 촉구했다.
si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