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가 완성한 티키타카… "우린 돌려치기라 부른다"

입력 2017-03-28 06:00
신태용호가 완성한 티키타카… "우린 돌려치기라 부른다"

자유로운 분위기와 바르사 듀오가 만든 신태용호 필살기

고급 패스 축구로 한국 축구의 질을 높였다



(천안=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고급 전술인 '티키타카(패스 축구)'를 펼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U-20 대표팀은 아디다스 U-20 4개국 국제축구대회 1차전 온두라스전과 2차전 잠비아전에서 '티키타카'를 거의 완벽하게 구사하며 2연승을 달렸다.

특히 온두라스와 잠비아는 앞선에서 압박 플레이를 펼쳤는데,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중원에서 패스 축구로 상대 수비를 완전히 허물어뜨렸다.

온두라스전에선 전반 23분 이승우(FC바르셀로나)가 윤종규(FC서울)와 패스를 주고받은 뒤 백승호(FC바르셀로나)에게 슈팅 기회를 만들어줬고, 잠비아전에선 전반 9분 이승우와 신찬우(연세대)가 공을 주고받으며 돌파에 성공했다.

이 밖에도 수차례 '티키타카'로 상대 수비수를 당황하게 했다.

U-20 대표팀 선수들은 본인들의 패스 축구를 '돌려치기'라고 부른다.

공격수 조영욱(고려대)은 "패스 앤드 무브 전술인데, 공을 주고 바로 움직인다. 그러면 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쉽게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첫 번째 공을 잡은 선수가 압박을 피해 패스를 한 뒤 곧바로 움직이고, 공간을 창출해 다음 공격을 이어간다는 설명이다.

말은 쉽지만, 실전 경기에서 풀어나가긴 매우 어려운 작전이다.

패스가 정확해야 하고, 호흡도 완벽해야 한다. 한 선수라도 패스의 흐름을 인지하지 못할 경우 역습을 허용할 수 있다.

그래서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하는 전술이다.

하지만 U-20 대표팀 선수들은 길지 않은 시간에 한국판 티키타카를 완성했다.

한국판 패스 축구가 단기간에 완성된 이유는 티키타카에 익숙한 핵심 선수들이 중심을 잘 잡고 있기 때문이다.

FC바르셀로나에서 수년간 패스 축구를 익힌 이승우와 백승호가 양쪽 날개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 패스 플레이를 이끈다.

두 선수가 첫 터치를 한 뒤 움직이면 조영욱, 이상헌(울산), 이진현(성균관대), 한찬희(전남) 등 주변에선 뒤를 받치는 역할만 하면 된다.

신태용호 특유의 자유로운 분위기도 티키타카 완성에 한몫했다.

백승호는 "신태용 감독님이 즐기면서 축구를 하라고 늘 강조하신다"라며 "짧은 시간이지만, 즐겁게 패스 플레이를 훈련해서 실전 경기에서도 성공률이 높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승우는 "팀 분위기가 자유로워, 경기장 밖에서도 스스럼없이 동료 선수들과 패스 플레이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어떻게 펼칠지 대화한다"라고 부연했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창의력 있는 축구를 하라고 강조했다"라고 말했다.

신 감독의 축구 철학과 이승우-백승호를 중심으로 한 스페인 축구, 동료 선수들의 합심이 한데 어우러져 U-20 대표팀의 필살기, 티키타카가 완성된 듯하다.

U-20 대표팀은 30일 에콰도르와 대회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판 티키타카의 진수를 다시 한 번 선보일 예정이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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