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장 현장조사도 '세무조사'…추가 세무조사 못해"
대법 "수일동안 납세자 직접 접촉해 현장조사…이미 세무조사 한 것"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매출누락을 확인하기 위해 사업장에서 사업주와 직원을 상대로 수일 동안 한 현장조사는 세무조사에 해당하므로 추가 세무조사를 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28일 옥제품 도매업체 J사의 대표 전모(63)씨가 춘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및 종합소득세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세무공무원이 매출누락 금액을 확인하기 위해 전씨의 사업장에서 전씨나 직원들을 직접 접촉해 9일간에 걸쳐 매출사실에 대해 포괄적으로 질문조사권을 행사하고 과세자료를 획득한 것은 재조사가 금지되는 세무조사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조사행위가 실질적으로 과세표준과 세액을 결정하기 위한 것으로 납세자의 사업장 등에서 납세자를 직접 접촉해 상당한 시일에 걸쳐 질문하거나 일정 기간의 장부나 서류 등을 검사·조사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세무조사로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춘천세무서는 2008년 12월 J사의 사업장에서 장부 등을 확인하는 현장조사를 한 결과 일부 매출누락이 확인되자 이듬해 2월 본격적인 세무조사를 추가로 했다.
금융거래내역 등을 확인하기 위해 두 차례 조사기간을 연장한 세무서는 총 13억 9천458만원의 매출누락을 확인하고, 2억 879만원의 부가가치세를 부과했다.
이로 인해 전씨는 2010년 세금포탈혐의로 기소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확정받았다.
이후 전씨는 국세기본법에 따라 세무조사를 다시 할 이유가 없는데도 세무서가 절차를 위반해 2009년 2월 세무조사 재조사를 했다며 소송을 냈다.
국세기본법 81조의4는 조세탈루 혐의가 명백한 자료가 있는 경우나 거래상대방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이미 세무조사를 한 세목과 과세기간에 대해 재조사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1심은 "2008년 12월 현장조사는 납세자 등을 상대로 현장확인 계획에 따라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현지확인 행위"라며 2009년 2월 세무조사가 재조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심도 1심의 판단을 그대로 인정하면서도, 다만 산출근거가 판결문에 적시되지 않았다며 일부 가산세 부과처분을 취소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08년 12월 현장조사도 세무조사에 해당한다며 하급심 심리를 다시 하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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