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사드 당위성 강조한 유정복 시장…중국 매체 축소 보도

입력 2017-03-27 16:59
중국서 사드 당위성 강조한 유정복 시장…중국 매체 축소 보도

환구시보 "양국관계 개선 희망한다"는 내용에 방점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유정복 인천시장이 중국 출장 중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중국 언론은 그러나 이런 내용은 배제하고 양국관계 개선을 희망한다는 점과 관광객 감소 등 한국이 겪는 피해 상황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유 시장은 26일 중국 보아오포럼 참석차 하이난성을 방문 중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인터뷰 요청에 응했다.

유 시장은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할 뿐 아니라 한반도 불안은 중국의 이해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북핵과 미사일 위협이 없어진다면 사드는 불필요할 것이기 때문에 '북한의 위협'이라는 원인을 먼저 치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국 국민감정 악화 분위기를 묻는 말에는 "중국의 반한 분위기 확산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양국 모두 상대국에 대한 감정적 대응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대국인 중국이 위상에 걸맞은 성숙함으로 아시아 공조와 평화 유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구시보에 실제로 보도된 내용에는 이런 내용이 모두 빠졌다.

다만 인천시가 그동안 중국과 쌓아온 우호적 네트워크와 신뢰를 바탕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경제교류를 추진하겠다는 점, 양국에 이익이 될 수 있는 새로운 협력방안을 고안하겠다는 점 등이 인터뷰의 주요 내용으로 강조됐다.

사드배치 가시화에 따라 한중관계가 경색됐고 약 40만 명의 중국 관광객이 3∼4월 예정된 한국 여행을 취소했다고 전하는 등 한국의 피해 상황도 부각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사드배치 당위성에 대해 강조했는데 실제 보도에서는 이런 부분이 빠졌다"며 "기사 편집권은 언론사 고유 권한이지만 인터뷰 대상자가 가장 강조한 부분이 기사에서 빠진 점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유 시장은 '아시아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의 초청으로 22∼27일 한국 공직자 중에서는 유일하게 포럼에 참석했다.

in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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