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출신 스모챔피언 부상투혼에 일본열도 '열광'…총리도 축하

입력 2017-03-27 16:11
日출신 스모챔피언 부상투혼에 일본열도 '열광'…총리도 축하

19년만 탄생 일본인 요코즈나 기세노사토…부상에도 출전 강행해 역전 우승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스모(相撲.일본 씨름)계에서 지난 1월 19년만에 탄생했던 일본인 천하장사가 부상 투혼을 발휘한 끝에 역전 우승을 거둬 일본 열도가 열광하고 있다.

27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요코즈나(橫網) 기세노사토(稀勢の里·본명 하기와라 유타카)는 전날 오사카(大阪) 부립체육관에서 열린 하루바쇼(春場所·봄철 대회)의 우승 결정전에서 몽골 출신 요코즈나인 데루노후지(照の富士)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기세노사토는 외국인 출신 장사들이 맹활약을 펼쳐온 일본 스모계에서 오랜만에 나온 일본인 요코즈나로, 스모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요코즈나 등극 후 처음 출장한 기세노사토를 보려고 스모팬들은 경기 전날 밤부터 긴 줄을 늘어서는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요코즈나는 스모 서열에서 가장 등급이 높은 장사로, 한국 씨름으로 치면 천하장사와 비슷하다. 일본 스모계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외국 출신 스모 선수가 각종 타이틀을 휩쓰는 외국 출신 장사 천하였다. 기세노사토가 요코즈나에 오르기 전까지 19년간 하와이 출신 1명, 몽골 출신 4명 등 외국인 5명의 외국 출신이 요코즈나에 올랐다.

큰 관심 속에서 출장한 기세노사토는 대회 초반에는 계속 승리를 거두며 환호를 받았지만, 경기 중 왼쪽 어깨를 다친 뒤 2경기에서 패하면서 우승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그가 몸에 테이프를 감은 채 경기를 계속하자 안타까워하는 스모팬들 사이에서는 출전을 중단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기세노사토는 출전을 강행했고 결국 우승 결정전까지 데루노 후지를 2번 연속 꺾고 우승을 거뒀다.

오래간만에 나온 일본인 요코즈나가 요코즈나 등극 후 첫 대회에서, 그것도 부상을 무릅쓰고 출전해 우승을 거두자 일본 사회는 흥분을 감추지 않고 있다. 요코즈나가 등극 후 첫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지난 1995년 이후 22년만의 일이다. 스모 역사 전체를 통틀어도 이번까지 8번밖에 없다.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눈물을 흘리는 기세노사토의 사진과 함께 그의 우승 소식을 1면에서 전했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등 정치인들도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참의원 국회 예산위원회에서 "기적의 대역전으로, 오래간만에 손에 땀을 쥐는 큰 한판이었다"고 박수를 보냈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정례브리핑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다. 역사에 남을 승부다"고 말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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