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 3곳 중 2곳 "올해 설비투자 늘릴 계획"

입력 2017-03-27 12:00
수정 2017-03-27 12:07
제조업체 3곳 중 2곳 "올해 설비투자 늘릴 계획"

한국은행 설문조사…IT·석유화학·자동차 중심

수도권·충청권서 증가 비중 높아…보수적 투자행태는 '여전'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올해 국내 제조업체들의 설비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27일 발간한 지역경제보고서에서 최근 전국 271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비투자 계획을 조사한 결과, 올해 설비투자가 작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한은의 15개 지역본부(강남본부 제외)가 지난 2월 20일부터 3월 8일까지 지역 내 대표적인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다.

대상업체는 대기업 152개(56.1%)와 중소기업 119개(43.9%)로 구성됐다.

조사에 응답한 업체의 66.7%는 올해 설비투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답했고 '감소'로 응답한 업체는 33.3%에 그쳤다.

전체 제조업체 중 3분의 2는 설비투자를 늘릴 계획을 가진 셈이다.

특히 '5% 이상 증가'를 계획한 업체는 33.9%(5∼10% 12.9%, 10% 이상 21.0%)로 2016년(실적치) 23.7%보다 10.2% 포인트나 높아졌다.

반면 '5% 이상 감소'로 응답한 업체 비중은 16.3%로 지난해 실적치(25.9%)보다 크게 낮아졌다.

업종별로는 IT(정보통신), 석유화학·정제, 자동차 등에서 설비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파악됐다.

석유화학·정제는 5% 이상 늘어날 것으로 응답한 업체 비중이 55.6%로 작년(37.0%)보다 대폭 상승했다.

IT도 '5% 이상 증가'를 선택한 업체가 41.9%로 작년 실적치(35.5%)에 견줘 올랐다.

자동차의 경우 '0∼5% 증가'로 응답한 업체가 많아 증가 폭이 완만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 설비투자 증가를 계획한 업체가 74.5%나 됐고 충청권도 '증가'로 응답한 업체가 74.0%로 높았다.

제조업체들의 설비투자 확대는 수요 및 고용 증가 등 한국 경제에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아직 제조업체들의 투자 심리가 완전히 회복된 것으로 보기는 이르다.

올해 제조업체들이 설비투자 증가를 계획한 원인(복수응답)을 보면 '유지·보수'(65.7%) 또는 '기존설비 효율화'(64.1%)를 선택한 업체가 '신제품 생산'(55.8%)이나 '선제적 투자'(24.3%)로 답한 업체보다 높았다.

보고서는 "제조업체들의 보수적인 투자행태가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설비투자를 줄일 것이라고 밝힌 업체는 그 원인으로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76.7%), '내수 부진'(62.2%), '계획된 설비투자 완료'(46.7%), '수출 부진'(31.1%) 등을 꼽았다.

설비투자의 결정요인에서 '중요' 또는 '매우 중요'를 택한 비중을 보면 '수출 상황 및 전망'(64.4%)과 '내수 상황 및 전망'(68.2%)이 높았다.

설비투자 자금의 재원은 내부자금이 70.1%로 가장 높았고 금융기관 대출이 23.4%, 회사채 또는 주식이 3.8%로 각각 집계됐다.

대기업은 설비투자 자금의 72.1%를 내부자금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은 이 비중이 67.7%로 대기업보다 낮았다.

제조업체들은 앞으로 설비투자 회복을 위한 정책과제로 '경기부양 정책'(63.1%)과 '세제지원 강화(61.3%)를 많이 바라는 것으로 조사됐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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