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노골적 지지로 당선된 새홍콩수반 "사회분열 치유 노력할 것"

입력 2017-03-26 17:31
中노골적 지지로 당선된 새홍콩수반 "사회분열 치유 노력할 것"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26일 차기 홍콩 행정장관에 당선된 캐리 람(林鄭月娥·59·여) 전 정무사장(총리격)은 사회 분열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람 당선인은 이날 행정장관 간접선거에서 당선된 후 컨벤션전시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홍콩이 여러 가지 분열에 시달리고 있다"며 행정장관으로서 이를 치유하는 걸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람 당선인은 이를 위해 정치 진영과 무관한 내각 구성을 원칙으로 삼겠다며 모든 정파의 인사들을 초청해 사회 통합을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범민주파와의 협력 의지를 강조하면서 시위나 페이스북 등에서 가장 많은 목소리를 내는 젊은이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람 당선인은 행정장관으로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수호하고 언론·표현의 자유와 인권, 법치, 깨끗한 정부 등 핵심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행정장관으로서 홍콩인을 대신해 목소리를 낼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첫 여성 행정장관으로서 남녀평등과 관련해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더 많은 여성이 정치에 참여하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람 당선인은 이날 승리로 작년 5월 취임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에 이어 중화권 내 여풍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그는 그러나 행정장관 직선제 도입 등 정치개혁에 대해 "나도 민주주의를 원하지만, 홍콩이 많은 문제에 직면했다. 더 쉬운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어떠냐"고 말해 정치개혁의 속도와 일정표 제시 요구를 피해갔다.

유력 경쟁자였던 존 창(曾俊華) 전 재정사장(재정장관 격)은 선거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지지자들에게 새 행정부를 지원하자고 당부했다.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은 람 전 사장에게 승리를 축하한 뒤 원활한 행정부 이양을 약속했다. 렁 장관은 이날 중 중국 정부에 선거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다.

그러나 우산혁명 아이콘인 조슈아 웡(黃之鋒) 데모시스토(香港衆志)당 비서장은 미국 CNN에 홍콩인이 아니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새 지도자를 선택한 것으로, 선거가 아니라 선출이라며 오는 7월 1일 취임식 때 대규모 시위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람 당선인은 여론 조사에서는 경쟁 후보에 크게 뒤졌으나, 선거인단에 의한 간접 선거를 통해 중국의 적극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이날 간선 선거인단 1천200명의 과반을 웃도는 777표를 얻어 365표를 확보한 창 전 사장을 누르고 차기 행정장관에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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