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밀라노 방문…교도소·빈민가 등 소외지역 찾아

입력 2017-03-25 18:55
프란치스코 교황 밀라노 방문…교도소·빈민가 등 소외지역 찾아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25일 500만 신자가 거주해 세계 최대의 가톨릭 교구로 꼽히는 밀라노를 찾았다.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선수들을 보유한 프로축구단, 패션 등으로 유명한 밀라노는 이탈리아의 부가 집중된 경제와 금융 중심지이지만 교황은 이날 빈민들이 거주하는 외곽, 교도소 등 소외 지역을 방문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이는 즉위 직후부터 '가장 가난한 자를 위한 가난한 교회'를 강조하며 교회가 성당을 벗어나 세상 속으로 나가야 한다는 지론을 설파해온 교황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교황을 태운 비행기가 이날 아침 일찍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을 떠나 밀라노 리나테 공항에 도착하자 밀라노에 있는 1천여 개의 성당이 일제히 환영의 종을 울리며 교황을 맞았고, 교황은 곧바로 1970년대 지어진 닳고, 삭막한 콘크리트 건물들이 밀집한 도시 외곽의 빈민 아파트촌으로 이동했다.

교황은 이곳 광장을 메운 시민들을 상대로 인사하는 한편 중병을 앓고 있는 구성원을 둔 가족, 여러 명의 아이들을 둔 이슬람 가족 등 여느 가정처럼 크고 작은 문제들을 안고 있는 몇몇 서민 가정들을 방문해 이야기를 나눴다.



교황은 이어 밀라노 중심가에 위치한 고딕 양식의 웅장한 두오모(대성당)로 발걸음을 옮겨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지역 종교 지도자, 시민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교황은 오후에는 19세기에 지어진 밀라노 외곽의 산 비토레 교도소를 방문해 수감자 100여 명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재소자들이 직접 만든 리조토, 밀라노식 얇은 살고기 튀김 등으로 함께 점심 식사를 한다.

교황은 식사 후에는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밀라노 인근 도시 몬차로 이동, 몬차의 공원에서 70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야외 미사를 집전한다.

교황은 이후 다시 밀라노로 복귀, 산 시로 경기장에서 젊은이들을 만나 대화한 뒤 로마로 돌아올 예정이다.

밀라노 당국은 이날 교황을 보기 위해 밀라노 일대에 수많은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교황의 동선에 맞춰 시내 곳곳에 경찰력 2천500여 명과 CCTV 200대를 배치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의료진과 소방 대원들을 대기시키는 등 보안 태세를 최고로 격상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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