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린 前백악관 안보보좌관 '에르도안 정적 추방' 논의"
터키 신병인도 원하는 '쿠데타 배후' 귈렌 관련한 접촉설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러시아 내통' 논란에 경질된 마이클 플린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지난해 터키 당국자들을 만나 쿠데타 시도 배후로 지목된 재미 이슬람학자를 불법 추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4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제임스 울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울시에 따르면 플린은 지난해 9월 19일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터키 정부 관계자들과 만났다. 이때는 플린이 트럼프 대선캠프에 안보 정책을 자문하던 시기다.
이들은 터키 정부가 작년 7월 쿠데타 시도 배후로 지목한 인물로 미국에 체류 중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을 미국의 합법적인 본국 송환 절차 없이 터키로 어떻게 추방할지 등을 논의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정적인 귈렌은 그가 쿠데타 시도 배후라는 주장을 줄곧 부인했으나, 터키 정부는 귈렌을 터키로 송환하라고 미국에 요청해왔다.
당시 회동 도중 참석한 울시는 대화 주제에 깜짝 놀랐고 이런 대화가 불법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 사실을 지인을 통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알렸다고 WSJ에 전했다.
그러나 플린의 대변인은 WSJ에 "플린은 어떠한 불법 행위도 논의한 적이 없다"며 울시의 주장을 부인했다.
이달 초 플린이 NSC 보좌관에 발탁되기 전 터키 정부를 위해 로비스트로 활동한 사실도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플린이 경영한 로비회사가 터키 정부 관련 기업을 위한 로비업무 계약을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플린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 세르게이 키슬략 주미 러시아 대사와 여러 차례 접촉했으며, 이러한 접촉 사실을 거짓 보고한 점이 드러나 취임 한 달도 못 채우고 NSC 보좌관에서 경질됐다.
ric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