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킹의 힘…대한항공, 현대캐피탈 누르고 챔프전 먼저 1승(종합)

입력 2017-03-25 17:20
블로킹의 힘…대한항공, 현대캐피탈 누르고 챔프전 먼저 1승(종합)

1세트 23-24에서 나온 비디오 판독이 변곡점

대한항공, 블로킹에서 12-7로 우위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대한항공이 통합우승을 향한 비행을 시작했다.

대한항공은 2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프로배구 2016-2017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 현대캐피탈과 홈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7-25 27-25 25-22)으로 이겼다.

정규리그 1위로 챔프전에 직행한 대한항공은 2위로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올라온 현대캐피탈과 매 세트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결정적일 때 나온 블로킹으로 첫판을 따냈다. 대한항공은 블로킹에서 12-7 우위를 점하며 현대캐피탈의 추격을 막았다.

1세트 막판, 이날 경기의 변곡점이 될 장면이 나왔다.

23-21로 앞선 현대캐피탈은 토종 주포 문성민을 활용해 첫 세트를 끝내려 했다.

이때 대한항공이 블로킹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정지석이 문성민의 오픈 공격을 막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현대캐피탈 세터 노재욱은 다시 한 번 문성민에게 공을 올렸다. 이번에는 진상헌이 문성민 앞을 가로막았다.

23-23 동점을 만든 진상헌은 양 주먹을 휘두르는 '복싱 세리머니'를 펼치며 환호했다.

주포가 두 번 연속 가로막힌 현대캐피탈은 당황했고, 대한항공은 희망을 품었다.

현대캐피탈은 신영석의 속공으로 24-23으로 다시 앞섰다.

이후 랠리가 펼쳐졌고, 현대캐피탈이 송준호의 오픈 공격으로 세트를 끝낸 듯했다.

하지만 박기원 감독과 대한항공 선수들이 강하게 손을 내저었다.

송준호가 오픈 공격을 시도하기 전, 대한항공 세터 한선수와 네트를 사이에 두고 공중전을 펼칠 때 오버 네트 범실을 했다는 의미였다.

박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판정이 번복됐다.

결국, 양 팀은 24-24 듀스에 돌입했다. 절체절명의 순간, 김학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김학민은 25-25에서 연속해서 오픈 공격에 성공하며 1세트를 끝냈다.

박기원 감독은 경기 뒤 "1세트 승리는 우리만의 힘으로 거둔 게 아니었다. 행운도 따랐다"며 "송준호의 손이 네트를 넘어온 걸 확실히 봤다. 확신하고 비디오 판독을 했다"고 떠올렸다.

2세트도 극적이었다.

세트 초반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을 힘으로 누르며 5-2로 앞서갔다.

현대캐피탈은 2세트 0-2에서 주포 문성민을 빼고 센터 최민호를 라이트로 돌렸다. 이어 외국인 다니엘 갈리치(등록명 대니)마저 송준호로 바꿨다.

작전을 통했다. 현대캐피탈은 6-9에서 블로킹 4개를 연속해서 성공해 10-9로 역전했고, 이후 최민호를 앞세워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2세트 듀스에서 다시 한 번 대한항공 블로킹 벽이 위력을 발휘했다.

25-25에서 진상헌이 송준호의 오픈 공격을 가로막기로 차단했다.

현대캐피탈은 송준호의 오픈 공격으로 반격하려 했으나 공은 진상헌의 손을 맞고 높이 떠올랐다. 기회를 잡은 대한항공은 곽승석의 퀵 오픈으로 27-25로 2세트마저 따냈다.

3세트 승부가 갈린 순간에도 대한항공의 블로킹이 빛났다.

대한항공은 18-18에서 가스파리니의 후위 공격과 문성민의 속공을 차단한 김철홍의 블로킹을 묶어 20-18로 달아났다.

이후 김학민의 공격 성공과 문성민의 범실이 엇갈리면서 대한항공은 3세트 만에 경기를 끝냈다.

이날 김학민은 13점, 공격 성공률 54.54%로 활약했으나 문성민은 9득점, 공격 성공률 38.09%로 부진했다.

가스파리니는 1세트 초반 부진을 딛고 양팀 합해 최다인 21점(공격 성공률 55.88%)을 기록했다. 현대캐피탈에서는 센터와 라이트를 오간 최민호가 14점으로 분전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대한항공은 1차전 승리로 기분 좋은 '확률'을 머릿속에 그린다.

지난 시즌까지 챔피언결정전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83.3%다. 12번 중 10번이나 1차전을 잡은 팀이 시리즈 마지막에도 웃었다.

현대캐피탈은 두 차례 '예외'에서 승리하기도 하고,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현대캐피탈은 2005-2006시즌 삼성화재에 1차전을 빼앗겼지만,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역전 우승했다. 그러나 2013-2014시즌에는 먼저 1승을 거두고 내리 3번 패해 눈물을 삼켰다.

1, 2차전을 모두 내주고 우승한 팀은 없다.

홈 2연승으로 확률을 높이려는 대한항공과 1승 1패 균형을 맞추려는 현대캐피탈은 27일 인천에서 챔프전 2차전을 치른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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