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탈레반에 물자공급' 미국 의혹 제기에 '발끈'

입력 2017-03-25 14:28
러시아, '탈레반에 물자공급' 미국 의혹 제기에 '발끈'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물자를 공급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미국 측의 의혹 제기에 강하게 반발했다.

25일 아프간 톨로뉴스 등에 따르면 미 육군 대장인 커티스 스캐퍼로티 나토군 사령관은 지난 23일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최근 아프간 탈레반의 세력이 커지는 데 러시아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최근 탈레반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본다"면서 "러시아가 아마도 탈레반에 물자를 공급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러시아가 탈레반에 어떤 물품을 공급하는지 등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미군이 16년 동안 주둔하고도 아프간을 안정시키지 못한 이유가 1989년 이후 아프간에 있지도 않은 러시아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면서 "그의 주장은 진지한 분석조차 필요 없다"고 반박했다.

자미르 카불로프 아프간 담당 러시아 특사 역시 "스캐퍼로티 사령관의 주장은 완전한 거짓"이라며 "아프간에서 미국의 실패를 정당화하기 위해 날조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카불로프 특사는 다만 러시아가 탈레반과 제한적으로 접촉한 적은 있으나 이것은 탈레반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아프간 정부군을 상대로 16년째 내전을 하는 탈레반은 최근 아프간 남부 헬만드 주의 전략적 요충지 상인(Sangin) 지역을 차지하는 등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미국 정부기관인 아프간재건특별감사관실(SIGAR)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간 전체 407개 군(郡·district) 지역 가운데 아프간 정부의 온전한 통치권이 미치는 곳은 지난해 11월 15일 기준 233개 지역으로 57.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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