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청사진 담은 '로마 선언' 만장일치 채택될 듯
서명 거부 의사 밝혀온 폴란드·그리스, 입장 선회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연합(EU)의 기틀을 다진 '로마 조약' 체결 60년을 기념해 25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EU 특별 정상회의에서 EU가 나아갈 미래를 담은 '로마 선언'이 만장일치로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선언문의 내용에 불만을 표현하며 서명 거부 의사를 밝혀온 폴란드와 그리스가 입장을 바꿨기 때문이다.
선언문의 내용이 폴란드의 핵심 우려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동안 선언문 채택에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쳐온 베아타 시드워 폴란드 총리는 24일 로마로 떠나기 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선언문에 회원국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절충이 이뤄졌다며 '로마 선언'에 서명할 것임을 시사했다.
폴란드는 영국의 탈퇴 이후 EU가 더 이상의 분열을 막기 위해서는 각 회원국의 사정에 따라 협력의 범위와 강도를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는 이른바 '다중속도(Multi-Speed) 유럽 방안'을 채택하려 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왔다.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은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제안한 이 다층체제가 동유럽 국가들을 소외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EU가 그리스 노동권 보호 등 사회적인 권리 보호를 증진하지 않을 경우 '로마 선언'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역시 서명 거부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치프라스 총리는 "지금의 유럽은 우리가 바라는 유럽이 아니다. 우리는 두려움과 실업, 빈곤의 유럽을 거부하고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유럽을 만들기 위해 현재의 유럽을 변화시키길 원한다"고 말하며 EU 지도자들에게 그리스 노동권 보호에 나서 줄 것을 촉구해왔다.
EU와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 채권단과 3차 구제금융 추가 분할금 집행을 둘러싼 협상을 벌이고 있는 그리스는 채권단이 연금 추가 삭감과 해고 조건 완화 등을 요구함에 따라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한편, 영국을 제외한 EU 회원국 27개국 정상은 회담 하루 앞인 이날 저녁 바티칸을 방문, 교황을 알현해 유럽의 현안과 유럽이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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