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기준금리 연 9.75%로 0.25%P 인하…경기부양 나서(종합)
"인플레율 둔화 예상보다 빨라…2, 3분기 추가 금리 인하도 검토"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중앙은행이 24일(현지시간) 약 6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중앙은행은 이날 정기이사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10%에서 9.75%로 0.25% 포인트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은행은 보도문에서 "인플레율 둔화가 당초 예상보다 더 빨리 진행되고, 물가 상승 기대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올 2분기와 3분기에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추가 인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은행은 덧붙였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앞서 지난해 9월 중순 기준금리를 기존 연 10.5%에서 10%로 0.5% 포인트 인하한 뒤 이 금리를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해 왔다.
중앙은행에 따르면 연 인플레율이 지난 1월 5%에서 이달 중순 4.3%까지 떨어졌다.
인플레율 둔화에는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현지 통화 루블화 강세, 러시아 자산에 대한 외부 투자 관심 유지 등이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은 현 추세대로라면 인플레율 목표치인 연 4%대 달성이 올해 중반께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앙은행은 경제성장률 회복 속도도 예상보다 빠르다고 밝혔다.
은행은 국내총생산(GDP)이 2015년 마이너스 2.8%, 지난해 마이너스 0.2% 역성장을 이룬 데 이어 올해 1~1.5%, 2018~2019년에는 1~2% 순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유가전망과 관련 중앙은행은 올 연말까지 배럴당 40달러까지 떨어져 이후 이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보수적으로 예상했다.
이번 금리 인하 조치는 러시아 경제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 제재와 국제 유가 급락 등으로 인한 지난 2년간의 심각한 침체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양책을 필요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취해졌다.
다수의 전문가는 그러나 이번에도 중앙은행이 물가안정에 역점을 둬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지난 16일 '산업가·기업인 동맹' 회의 연설에서 "근거 없고 조급한 기준금리 인하는 인플레이션과 루블화 가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금리 인하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차기 정기이사회는 4월 28일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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