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테러 한 달 전에 英의사당 보안 취약 경고 있었다"
지난달 英 하원 행정위원회서 허술한 바리케이드 지적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지난 22일 영국 런던 의사당 앞에서 테러가 발생하기 한 달 전 이미 의사당 정문 쪽 보안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의회에서 제기됐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23일 보도했다.
실제 테러 용의자인 칼리드 마수드(52)는 이 문을 통과해 의사당 앞마당으로 들어가 키스 파머 경관(48)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열린 영국 하원 행정위원회에선 군중 진입을 통제하기 위해 설치한 엉성한 조립식 바리케이드의 취약점이 집중하여 거론됐다.
의회 앞 인도에 설치된 이 바리케이드는 경관 2명이 손으로 직접 여닫아야 해 경관을 위험에 노출시킨다는 지적도 나와 의원들이 이 대신 더 견고하고 자동으로 열고 닫히는 문을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을 열어주는 경관은 비무장 상태여서 그냥 밀고 들어올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 도마에 올랐다.
그런 지적에 따라 연말까지 바리케이드를 교체키로 했으나 그 전에 테러가 발생한 것이다.
당시의 지적이 조금 더 빨리 받아들여졌다면 파머 경관의 죽음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의원들은 테러 직후 의회의 구조적 보안 취약성을 하나둘씩 지적하고 나섰다.
톰 브레이크 자유민주당 의원은 정문에서 자동차 출입이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자동차 통행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문을 "가장 취약한 고리"라며 "의원과 동료, 직원들이 차로 (의사당 안으로) 들어올 수 있으며 다른 사람들도 같은 길로 걸어들어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원도 "그냥 넘어오면 될 정도로 쉽다. 이중 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2일에도 출차 차량 때문이 이 문이 열려있어 테러 용의자가 의사당 안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유사한 테러를 막기 위해 행인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웨스트민스터 다리에 보호 기둥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니키 모건 전 교육부 장관은 "한 경관이 비극적으로 숨졌지만 테러범은 겨우 20m 안쪽까지 들어왔을 뿐"이라며 "들여다볼 부분이 있기는 하겠지만 성벽에서 일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의회 대변인은 "의회가 민주주의 기능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중의 접근성 확보도 중요하다"며 "경찰 및 기관과 보안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테러 용의자 마수드가 의회 경비팀의 무장 경관이 아닌 마이클 팰런 국방 장관의 개인 경호요원 총에 맞고 진압된 사실이 확인돼 무장 경관의 소재도 논란으로 떠올랐다.
특히 마수드가 총에 맞은 자리에서 열린 문 3개만 지나면 바로 테리사 메이 총리에게 닿을 수 있을 만큼 지척이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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