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기지개' LG 정상호 "작년보다 나은 시즌 보내겠다"
스리런 홈런 폭발…시범경기 타율 0.308에 1홈런 5타점
(인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LG 트윈스의 '안방마님' 정상호(35)가 극도로 부진했던 지난 시즌을 뒤로하고 서서히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LG는 2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방문 시범경기에서 대포 6방으로 SK 와이번스 마운드를 폭격하고 10-6으로 승리했다.
앞선 시범경기 9경기에서 쳐낸 홈런(6개)을 하루 만에 몰아친 LG는 그중에서도 정상호의 홈런이 가장 반가웠을 터다.
정상호는 4회말 박용택의 솔로포로 2-3, 1점 차까지 추격한 뒤 이어진 2사 1, 2루에서 SK의 우완 언더핸드 투수 박종훈을 상대로 좌월 3점포를 쏘아 올렸다.
볼 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커브(123㎞)를 힘껏 잡아당겨 110m짜리 아치를 그렸다.
정상호는 이번 시범경기 6경기에서 타율 0.308(13타수 4안타) 1홈런 5타점을 기록 중이다.
LG에는 더없이 반가운 활약이다. LG는 정상호의 시범경기 페이스가 정규시즌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정상호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LG와 4년 32억원에 계약했다. 젊은 투수가 많은 팀 사정상 SK 왕조를 경험한 그의 관록이 팀에 보탬이 되길 LG는 기대했다.
하지만 정상호는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그는 지난해 77경기에 나서 타율 0.182에 1홈런 10타점에 머물렀다.
타격이 부진하니 장점인 투수 리드도 빛을 잃었다. 2011년 입단한 젊은 포수 유강남이 빠르게 두각을 나타내면서 정상호의 입지는 줄어들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포스트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정상호는 정규시즌과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노련한 투수 리드와 안정적인 경기 운영, 뜨거운 타격으로 LG의 '가을야구' 질주를 이끌었다. 역시 큰 경기에 강한 선수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LG는 올 시즌을 앞두고 국내 최정상급 좌완인 차우찬을 영입하고, 역대 최고 외국인 투수라는 평가까지 받는 데이비드 허프를 잔류시키는 데 성공했다.
임찬규, 이준형 등 영건들도 선발진 진입을 노리고 있다.
두꺼워진 선발진이 제대로 위력을 발휘하려면 포수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유강남이 여전히 성장 중인 단계인 점을 고려하면 베테랑 정상호의 어깨가 무겁다.
정상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적극적으로 스윙했는데, 운 좋게 홈런이 됐다"며 "작년보다 나은 시즌 보내기 위해 준비 잘하겠다"고 말했다.
LG가 올 시즌 가을야구, 그 이상을 바라보려면 포수 정상호의 정규시즌 기여도가 지난해보다는 높아야 한다. 지금까지는 출발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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