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음식점 운영하며 단속 뜨면 가족이 돌려막기
법원, 철퇴…"부모·부인 업주 위장 그간 경미한 처벌 반복"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상수원보호구역에서 불법으로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단속 때마다 경미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부모와 부인 등을 번갈아가며 업주로 위장한 40대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의정부지법 형사1단독 정성민 판사는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 조치법, 수도법, 식품위생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A(45) 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2012년 아버지가 상수원보호구역인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에서 불법으로 운영하던 음식점을 물려받았다.
A씨의 아버지는 이곳을 198.2㎡ 규모의 버섯재배사로 허가받은 뒤 이 가운데 145㎡를 불법으로 변경, 2008년 6월부터 음식점을 운영했다.
그러다 남양주시의 단속에 두차례 적발돼 벌금 100만원과 70만원을 처분받았지만 음식점은 계속 운영했다.
또다시 단속에 적발되자 이번에는 A씨의 어머니를 업주로 내세웠고 A씨의 어머니 역시 두 차례 재판에 넘겨져 벌금 50만원과 70만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A씨 가족의 불법 음식점 운영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12년부터는 A씨가 업주가 됐고 단속에 걸려 벌금 200만원과 300만원을 처분받자 이번에는 자신의 부인이 음식점을 운영하는 것처럼 위장했다.
A씨의 부인 역시 두 차례 기소돼 법원에서 벌금 100만원과 500만원을 받았다.
결국 지난 1월 검찰의 대대적인 단속에 A씨는 다시 검거됐고 조사결과 A씨 가족이 불법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경미한 처벌을 노리고 이처럼 온 가족이 번갈아가며 업주로 위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매출을 감안하면 벌금을 내더라도 남는 장사라는 계산 때문이다.
A씨는 2008년 6월부터 지난 1월까지 불법으로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연평균 3억4천만원, 월평균 2천800만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개발제한구역이자 상수원보호구역에서 무허가로 건축물의 용도를 변경해 음식점을 운영하고 수익을 올렸다"며 "이는 난개발을 방지하고 상수원을 보호하고자 하는 법의 목적에 반해 전체 국민의 이익을 해하는 행위"라고 판시했다.
이어 "이같은 영업 형태를 방지하기 위해 처벌하고 징역형을 선고함이 마땅하다"며 "그러나 음식점 규모와 매출이 아주 크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의 집행을 유예하되 재범 방지의 필요성이 높아 유예기간을 장기로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의정부지검은 지난달 남양주시 조안면 일대 불법 음식점을 단속해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식품위생법, 수도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업주 등 70명을 적발했다.
이 가운데 7명을 구속기소하는 한편 폐업을 약속한 12명을 불구속기소하고 음식점 운영 기간이 짧거나 규모가 작은 51명을 벌금 500만∼3천만원에 약식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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