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5도 수산물센터 '절반의 성공'…4월 개장 판로 기능 축소

입력 2017-03-26 07:30
서해5도 수산물센터 '절반의 성공'…4월 개장 판로 기능 축소

"판매장·냉동시설 부족" 반발…연평어촌계 320명 입점 포기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서해5도 어민들의 수산물 판매를 위해 지은 '서해5도 수산물복합센터'의 기능이 많이 축소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6일 사업자 ㈜워터웨이플러스에 따르면 총 62억5천만원을 들여 인천 경인아라뱃길에 건립한 서해5도 수산물복합센터가 다음 달 중순께 문을 열 예정이다.

센터는 지하 1층∼지상 4층에 연면적 2천612㎡ 규모로 수산물 판매장(30.7%)을 뺀 나머지 공간은 모두 임대 시설과 홍보관으로 꾸려진다.

공모 제안 단계에서는 수산물 판매장 42%, 임대시설 41.8%, 체험 교실 12.4%, 홍보관 3.6%였는데 실시설계 과정에서 임대시설과 홍보관 규모가 많이 늘었다.

수산물 판매장 면적은 줄고 냉동 저장고 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어민들은 원래 취지와 맞지 않는 센터에 어획물을 공급할 수 없다고 반발한다.

어민들이 공동 출자해 운영하기로 했던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이 무산된 것도 어민과 사업자 간 갈등을 키웠다.

결국, 대청·백령·연평도 등 서해5도 어촌계를 대표해 사업에 참여해왔던 연평어촌계는 센터에 입점하지 않기로 했다.

연평어촌계 측은 애초 지하 1층 매장에 임대료 없이 입주하기로 했다가 임대 입찰에 따로 참가해야 한다는 요구에 입점을 포기했다.

어민 320명 규모의 연평어촌계가 빠지면서 서해5도에 새로운 수산물 판로를 제공하겠다는 센터의 취지는 퇴색될 수밖에 없게 됐다.

워터웨이플러스 측은 앞서 지난해 11월께 복합문화센터 내 상업시설에 대한 임대 입찰 공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 1층에는 편의점과 휴게음식점(297.51㎡), 지상 1층에는 카페(115.71㎡)가 들어설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냉동시설 등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어민들이 원활하게 수산물을 공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우려한다.

일부러 중간 유통자를 줄여 서해5도 어민과 소비자가 직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판매센터가 '반쪽 운영'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태원 연평어촌계장은 "서해5도 어민이 함께 수산물을 운반해 공동 판매하는 통합관리시스템으로 운영해야 싼값에 좋은 물건을 공급해 센터의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있다"며 "지금처럼 운영하면 오히려 단가가 더 비싸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 센터에 입점 의사를 밝힌 서해5도 어민은 총 22명이다. 모두 개인 사업자 등록을 마치고 입점을 앞둔 상태다.

사업비의 20%를 부담한 워터에이플러스는 향후 센터에서 나는 수익의 80%를 서해5도 어민의 어업 활동을 지원하는 데 쓸 예정이다.

chams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