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농담?…여성부통령에"결혼하자" "미인많은데 시간없어"
"中 인공섬 건설때 뭐했냐" 남중국해 사태 美 비판…재차 中과 자원공유 의사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또다시 성희롱과 막말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4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22일 태국 방문 때 필리핀 교민들과 간담회를 하는 자리에서 레니 로브레도 필리핀 부통령을 언급하며 "그녀는 혼자인데 나랑 결혼하자, 우리 둘이 나라를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브레도 부통령의 남편은 제시 로브레도 전 내무장관으로 2012년 비행기 추락사고로 숨졌다. 로브레도 부통령은 야당 자유당 소속으로, 두테르테 대통령과 '마약과의 유혈전쟁' 등 주요 정책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로브레도 부통령을 향해 결혼하자는 농담을 던진 뒤 "여성단체들이 나를 비판한다"며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이 무엇이 잘못됐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내 인생에서 유감은, 많은 아름다운 필리핀 여성이 있는데 시간이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작년 11월 각료회의 때 짧은 치마를 입은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의 무릎을 은근히 바라봤다고 말했다. 이에 로브레도 부통령은 "여성에 대한 비속한 발언이 우리 사회에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두테르테 대통령은 교민 간담회에서 레일라 데 리마 상원의원을 향해 "지옥에서 보자"고 말했다. 이어 "교도관들은 데 리마 의원에게 가까이 가지 말라"며 "그녀는 경호원 겸 운전기사와 불륜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 유혈소탕전에 맞서 인권 보호를 요구해온 데 리마 의원은 최근 거물 마약상들로부터 뇌물을 받는 혐의로 체포됐지만, 정치적 보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두테르테 대통령은 2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변호사 단체 행사에서 과거 미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해역에서 중국의 인공섬 건설을 보고도 이를 멈추게 하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중국에 대해서는 "우리에게는 자본이 없고 석유 시추를 할 여력도 없다"며 남중국해 자원공유 의사를 다시 한 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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